최근 일부 초대형 벤처캐피탈(VC)이 본연의 역할을 벗어나 막대한 자산과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암 자본(Cancer Capital)'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이들은 규제 완화를 통해 사모펀드와 벤처 투자를 결합한 종합 투자사로 진화했으며, 단순히 스타트업에 자금을 대는 것을 넘어 정치적 의제를 추진하고 기술 생태계 전반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창업자와 일반 대중에게 새로운 위험을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러한 '암 자본'은 5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할 경우, 투자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연 2%의 수수료만으로 매년 10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의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법적으로 전통적인 VC의 지위에서 벗어나 창업자 지분 직접 매입, 상장 주식 무제한 보유, 계열 펀드 간 자산 매매 등을 통해 기업의 수익 발생이나 IPO 이전에도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특히 Andreessen Horowitz(a16z)와 같은 거대 VC는 2026년 중간선거 주기에 1억 1,530만 달러(약 1,500억 원)를 투입하는 등 암호화폐와 AI 기업 관련 정치 기부금의 20% 이상을 차지하며 막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벤처 투자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과거 VC는 혁신 기업의 성장을 돕는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소수의 초대형 투자사가 시장과 규제 기관, 유권자의 통제를 받지 않는 과두적 구조로 변질되어 자신들의 정치적·재무적 목표에 창업자를 종속시키고 있습니다. 연기금과 개인 은퇴 자금까지 고위험 투자에 노출되면서, 의도치 않게 일반 대중도 위험을 떠안게 됩니다. 또한, 기업들이 IPO를 미루는 경향은 이들 초대형 투자사가 상장 훨씬 이전에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며, 이후 공개 시장에서 주식을 매수한 일반 투자자들은 손실을 볼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기술 창업자와 노동자들은 이러한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 채 과거의 규칙을 따르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거대 투자사의 목표에 맞춰지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이는 건강한 기업 생태계의 성장을 저해하고, 기술 혁신이 소수 자본의 이익과 정치적 의제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러한 '암 자본'의 등장은 벤처 투자를 단순히 자금 조달의 수단이 아닌, 민주주의와 시민사회를 해체할 수 있는 정치·사회적 권력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경고를 던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