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 산업의 오랜 숙원인 기기 간 상호 운용성(interoperability)을 해결하기 위해 4년 전 출범한 '매터(Matter)' 표준이 아직 약속을 완전히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애플, 구글, 아마존, 삼성 등 거대 기업들이 참여해 개방형 표준을 지향했지만, 여전히 기기 설정은 번거롭고, 여러 플랫폼 간 공유는 불안정하며, 일부 기능은 제조사 앱을 통해서만 작동하는 등 한계가 명확합니다. 하지만 최근 오스틴에서 열린 CSA(Connectivity Standards Alliance)의 첫 공개 컨퍼런스 '유니파이(Unify)'에서는 매터의 미래에 대한 낙관론과 현실 인식이 공존하며, 개선 의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CSA는 2025년을 매터 개선의 해로 선언하며, 유니파이 컨퍼런스에서 매터 1.6 버전을 발표했습니다. 이 버전의 가장 중요한 신기능은 '조인트 패브릭(Joint Fabric)'으로, 단일 스마트홈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어떤 매터 플랫폼으로든 제어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이는 매터가 처음부터 약속했던 진정한 상호 운용성에 한 발 더 다가선 진전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주요 플랫폼들이 이 새로운 사양을 얼마나 빠르게 채택하고 구현할지입니다. 현재 애플, 구글, 아마존은 매터 1.3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삼성 스마트싱스(SmartThings)는 6개월 이내 새 사양을 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삼성 가전제품에는 아직 매터 지원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플랫폼 간 구현 격차는 소비자 혼란을 가중시키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매터는 와이파이(Wi-Fi), 이더넷(Ethernet), 저전력 메시 네트워크 프로토콜인 스레드(Thread)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보안 카메라, 조명, 온도 조절기, 잠금장치, 로봇 청소기 등 다양한 기기 유형을 지원합니다. 매터 로고가 있는 기기는 매터 컨트롤러를 통해 어떤 호환 플랫폼에서든 설정 및 사용할 수 있으며, '멀티 어드민(multi-admin)' 기능을 통해 여러 스마트홈 플랫폼에서 동시에 제어할 수 있습니다. 매터의 궁극적인 목표는 소비자가 어떤 브랜드의 기기를 선택하든, 어떤 플랫폼을 사용하든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그냥 작동(just work)'하는 스마트홈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비록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업계의 지속적인 노력과 '조인트 패브릭'과 같은 핵심 기능의 도입은 매터가 약속했던 스마트홈의 미래를 현실로 만들 잠재력을 여전히 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