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 스타트업 그록(Groq)이 최근 6억 5천만 달러(약 9천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며 엔비디아(Nvidia)와의 독특한 계약 이후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 계약은 엔비디아가 그록의 핵심 인력과 기술 IP를 확보하는 동시에, 그록의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수익을 안겨준 것으로 알려진 일종의 '인재 및 IP 라이선싱' 형태였습니다. 그록은 이 자금을 바탕으로 핵심 사업을 강화하고 새로운 경영진을 영입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모습입니다.
지난해 12월 엔비디아는 그록의 기술에 대한 비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창업자 겸 CEO인 조나단 로스(Jonathan Ross)와 사장 써니 마드라(Sunny Madra)를 포함한 여러 핵심 인력을 영입했습니다. 구글(Google)의 텐서 처리 장치(TPU) 개발에 기여했던 로스는 10년 전 구글 엔지니어 더그 와이트먼(Doug Wightman)과 함께 그록을 설립했습니다. 엔비디아와의 계약 후 와이트먼은 CEO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록은 추론(inference)에 특화된 LPU(Language Processing Unit) 칩을 개발해 클라우드 서비스나 온프레미스(on-premises) 하드웨어 클러스터 형태로 판매해왔습니다. 엔비디아는 이 LPU IP를 활용해 '엔비디아 그록 3 LPX 추론 하드웨어 시스템'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그록은 마드라가 이끌던 AI 데이터 분석 회사 디피니티브 인텔리전스(Definitive Intelligence)를 인수한 후 확장한 '네오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하기로 전략을 수정했습니다. 이 네오클라우드 사업은 현재 북미, 유럽, 중동,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13개의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며 5백만 이상의 개발자와 수천 개의 AI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록은 또한 새로운 경영진을 대거 영입하며 조직을 재정비했습니다. xAI와 메타(Meta) 출신인 앨런 라이스(Alan Rice)를 COO(최고운영책임자)로,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회사 어프렌다(Apprenda)를 창업했던 싱클레어 슐러(Sinclair Schuller)를 CTO(최고기술책임자)로,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클라우드 제품 개발에 참여했던 라케시 말호트라(Rakesh Malhotra)를 CPO(최고제품책임자)로 각각 선임했습니다. 이들은 그록이 핵심 인력 이탈 이후에도 기술 리더십과 사업 운영 역량을 유지하고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추론 기술 시장은 엄청난 수요와 벤처 투자가 집중되는 분야인 만큼, 그록이 엔비디아와 IP를 공유하는 상황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스케일 AI(Scale AI)의 사례처럼, 유사한 '인재 및 IP 라이선싱' 계약 이후에도 성공적으로 반등한 전례가 있어 그록의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