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대법원이 두 건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막대한 개인 지급책임이 확정되어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프롭테크 스타트업 어반베이스의 하진우 전 대표는 약 12억 5천만 원, 크리에이터 콘텐츠 플랫폼 OGQ의 신철호 대표는 약 120억 원(지연손해금 포함)의 개인 채무를 지게 됐습니다. 이 두 사건은 창업자가 전형적인 연대보증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라, '이해관계인'이라는 명목으로 계약 당사자로서 직접 주식매수 또는 투자금 상환 의무를 부담했다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어반베이스 사건은 2017년 신한캐피탈 투자 계약에 회생절차 개시 시 투자자가 회사나 '이해관계인'에게 주식매수를 요구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발생했습니다. OGQ 사건은 2021년 게티이미지코리아 인수를 전제로 한 90억 원 투자에서 인수 무산 시 '투자대상회사 및/또는 이해관계인'이 투자금을 상환한다는 조항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두 사건 모두 회사의 경영 악화나 거래 무산과 결부된 투자금 회수 부담이 창업자 개인에게 귀속되는 결과를 낳았으며, 법원은 창업자 개인이 계약 당사자로서 부담한 의무의 효력을 인정했습니다. 특히 OGQ의 경우, 회사에 대한 반환 약정은 주주평등 원칙 등으로 효력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신 대표 개인의 상환 의무는 유효하다고 판단된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이러한 판결은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창업자에게 투자기업의 의무를 연대 부담시키는 것을 제한하려는 최근의 정책 방향과 충돌합니다. 벤처투자법은 개인투자조합, 벤처투자조합의 업무집행조합원, 창업기획자, 벤처투자회사의 투자 행위에 대해 제3자 연대책임 부과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반베이스와 OGQ의 투자 주체는 각각 신기술사업금융업자의 자기계정 투자와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의 투자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은 여신전문금융업법의 규율을 받으며 벤처투자법의 제3자 연대책임 제한 조항이 직접 적용되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또한, 두 계약 모두 2023년 관리규정과 2025년 개정 벤처투자법 시행 이전에 체결되어 소급 적용이 어렵다는 시간적 경계선도 존재합니다.
결국, 이번 판결은 동일한 경제적 결과를 낳는 책임 약정이라도 투자자의 법적 지위와 계약 시점에 따라 규제 적용 여부와 감독 강도가 달라지는 규제 격차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투자 유치 시 계약서의 세부 조항, 특히 '이해관계인'과 같은 모호한 표현이 가져올 수 있는 개인적인 위험에 대해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함을 시사합니다. 단순히 연대보증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개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창업자들은 투자 계약 시 법률 전문가의 면밀한 검토를 통해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투자자들 역시 창업자 개인의 과도한 책임을 요구하는 관행이 장기적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의 건전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