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 발전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미래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 요소로 리튬-6(lithium-6)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핵융합 발전소는 중수소(deuterium)와 삼중수소(tritium)를 연료로 사용하는데, 자연계에 극히 드문 삼중수소를 발전소 내부에서 자체 생산해야 합니다. 이때 중성자를 포획하여 삼중수소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리튬-6이며, 일본 스타트업 리큐브(Licube)는 이 리튬-6를 고순도로 정제하는 기술을 개발하며 미래 핵융합 연료 시장의 핵심 공급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핵융합 발전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연료 공급입니다. 특히 삼중수소는 자연에서 매우 희귀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핵융합 발전소는 원자로 주변을 리튬(lithium) 담요로 둘러싸 중성자와 리튬의 반응을 통해 삼중수소를 자체 생산할 계획입니다. 리튬은 리튬-6과 리튬-7(lithium-7) 두 가지 동위원소로 존재하는데, 중성자 포획 및 삼중수소 생산 효율이 훨씬 높은 것은 리튬-6입니다. 그러나 리튬-6는 천연 리튬의 약 7.5%에 불과하며, 이를 고순도로 분리하는 기술과 생산 역량이 현재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리큐브는 일본 히로사키 대학(Hirosaki University)의 기술을 라이선스하여 전해조(electrolyzer) 기반의 분리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은 세라믹 멤브레인(ceramic membrane)을 통해 전류를 흘려보내 리튬-6가 더 빠르게 이동하는 원리를 이용해, 리튬을 99.995% 이상의 고순도 리튬-6로 농축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리큐브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키구치 요헤이(Yohei Kiguchi)는 핵융합 발전이 상용화되면 2040년까지 5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리큐브는 핵융합 발전 상용화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음을 인지하고, 그전까지는 동일한 리튬 정제 기술을 반도체, 제약, 핵분열 원자로, 우주선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여 사업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이는 핵융합이라는 장기적인 비전을 추구하면서도 단기적인 수익 모델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리큐브의 등장은 핵융합 발전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그 주변 생태계, 특히 핵심 재료 공급망 구축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고순도 리튬-6의 안정적인 공급은 핵융합 발전소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것이며, 이는 미래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에 있어 재료 기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