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코드 작성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시대가 빠르게 도래하면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역할과 가치 기준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코딩 속도, 기술 지식, 경력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취향(taste)', 즉 무엇을 만들고 어떻게 평가할지 판단하는 능력이 엔지니어의 핵심 역량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OpenAI 코덱스(Codex) 팀 구성원들은 독립적으로 이 결론에 도달했으며, 좋은 소프트웨어 취향을 가진 엔지니어가 10배 이상의 생산성을 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앤트로픽(Anthropic) CEO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는 2025년 3월까지 AI가 코드의 90%를 작성할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클로드 코드(Claude Code) 개발자 보리스 체르니(Boris Cherny)는 이미 자신이 커밋한 코드의 100%를 AI로 작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AI 코딩 도구를 '엉터리(slop)'라고 불렀던 안드레이 카르파티(Andrej Karpathy)마저 입장을 바꿔 직업의 극적인 재편을 인정했습니다. 베르셀(Vercel) CTO 말테 우블(Malte Ubl)은 “소프트웨어 생산 비용이 0으로 수렴 중”이라고 언급하며, 코드 생성이 상품화되는 시점에서 남는 것은 문제 분해, 무엇을 만들지 결정, 시스템 설계 등 '판단과 사고'의 영역, 즉 '취향'이라고 강조합니다.
취향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정의됩니다. 첫째, '인식(Recognition)'으로서의 취향은 두 가지 구현을 보고 어느 쪽이 더 나은지 설명하기 전에 직관적으로 느끼는 능력입니다. 마치 셰프가 소스를 맛보고 산미를 의식적으로 식별하기 전에 아는 것과 같습니다. 둘째, '나침반(Compass)'으로서의 취향은 이미 존재하는 것을 평가하는 것을 넘어, 다음에 무엇을 만들지 아는 능력입니다. 코드 한 줄 작성 전에 “이건 옳은 기능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역량입니다. 셋째, '비전(Vision)'으로서의 취향은 지금 좋은 것이 아니라 2년 뒤에 중요해질 것을 아는 가장 어려운 형태로, 미래의 궤적을 예측하고 평가하는 능력입니다. 이 세 가지 형태는 모두 '내부 평가 함수의 품질'이라는 하나의 메커니즘으로 수렴되며, AI가 코드를 생성하는 세계에서 인간의 역할은 결국 '평가'가 됩니다.
이러한 취향은 문제 선택, 시스템 아키텍처, 품질 판단, 사용자 공감, 커뮤니케이션의 다섯 가지 영역에서 불균형적인 가치를 창출합니다. 예를 들어, 문제 선택 영역에서는 “이것을 잘 풀면 다른 다섯 문제가 사라지는가”를 질문하며 가장 레버리지 높은 결정을 내립니다. 시스템 아키텍처에서는 좋은 결정이 2년 뒤에도 배당을 주는 반면, 나쁜 결정은 기술 부채로 누적됩니다. 품질 판단은 AI가 특정 맥락의 '충분함'을 모르기 때문에 인간의 취향이 필수적이며, 사용자 공감은 AI가 가장 약한 영역으로 실제 사용자의 니즈를 이해하는 데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커뮤니케이션과 스토리텔링은 만든 것을 어떻게 프레이밍하는가로, 시장이 보상하는 과소평가된 영역입니다. 이처럼 AI 시대에는 단순히 코드를 많이 작성하는 것보다, 올바른 문제를 선택하고, 견고한 아키텍처를 설계하며, 사용자에게 공감하고,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취향 있는' 엔지니어가 훨씬 더 큰 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