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로펌들이 계약 검토, 상장 서류 작성 등 반복적인 업무에 인공지능(AI) 도구를 적극 도입하면서 효율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효율성 향상이 로펌의 수익 증대로만 이어지자, 기업 고객들은 AI를 통해 절약된 시간을 법률 서비스 수임료 할인으로 돌려달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일부 고객은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로펌의 청구서를 분석, AI로 단축될 수 있었던 업무 항목을 찾아내 할인을 압박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로펌들은 AI 도입으로 업무 시간이 줄어들면 시간당 청구 방식에서는 매출이 감소하는 딜레마에 직면했습니다. AI를 사용하지 않으면 경쟁 로펌이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어 경쟁력을 잃을 위험도 있습니다. 이에 설리번 앤 크롬웰(Sullivan & Cromwell)의 '어그리먼트 애널라이저(Agreement Analyzer)', 쿨리(Cooley)의 '고 퍼블릭(Go Public)' 등 주요 로펌들은 자체 AI 도구를 개발하거나 도입하며 AI 역량을 적극 홍보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은 이러한 로펌의 AI 도입 사실을 근거로 전체 청구액의 20~30% 할인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로펌들은 아직 AI가 그만큼의 시간을 절약해주는 것은 아니며, 단순 작업 대신 실질적인 분석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반박하지만, 반복 업무를 중심으로 정액제나 혼합형 요금제 도입을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법률 서비스 산업의 근본적인 사업 모델 전환을 예고합니다. 시간당 청구 방식은 로펌 운영 전반에 깊이 뿌리내려 쉽게 사라지기 어렵지만, AI 네이티브 로펌의 등장과 고객의 할인 요구는 기존 로펌들에게 새로운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표 출원, 법인 설립 등 예측 가능한 반복 업무는 정액제나 혼합형 요금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며, 전략 수립이나 협상 등 판단이 중요한 업무는 시간당 청구 방식을 유지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로펌들은 당장 전면적인 변화를 이끌기보다는 점진적인 전환을 준비하며, AI 활용에 대한 고객과의 투명한 논의를 통해 새로운 가치 제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