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 투자자, 창업가, 기업 임원들이 중국의 로봇, 전기차, 인공지능(AI) 산업 현장을 직접 둘러보기 위해 고액의 비용을 지불하며 방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로이터는 이를 '테크 순례(tech pilgrimage)'라고 명명했는데, 며칠간의 프로그램에 최대 1만 5,000달러(약 2,000만원)를 지불하는 상품까지 등장했습니다. 이는 20여 년 전 서방 기업들이 생산비 절감을 위해 중국 공장을 찾았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으로, 중국 기업들이 첨단 제조와 신기술 분야에서 얼마나 빠르게 제품을 상용화하고 산업에 적용하는지를 직접 확인하려는 목적이 큽니다.
이러한 '테크 순례'는 중국 기업이 전기차, 배터리, 로봇, AI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세계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이른바 '차이나 쇼크 2.0' 우려와 맞닿아 있습니다. 상하이 데이터 조사업체 바이관(Baiguan)은 5일 프로그램에 최대 1만 5,000달러를 받는 투어를 진행했고, 상하이 기술 투어 업체 글로펜(GloPen)은 올해 문의가 전년 대비 50% 증가하며 매달 100건 이상의 하루짜리 기업 방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 투어는 베이징, 선전, 상하이, 항저우 등 중국의 주요 기술 허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방문자들은 중국의 기술 발전 속도와 국가 주도 기술 투자 방식에 대한 학습 기회를 모색합니다. 특히 선전은 외국인 방문이 지난해 70% 증가하고 올해 1분기에도 30% 이상 늘어나는 등 중국 혁신의 전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외국인 창업자들이 함께 제품을 개발하는 '해커 하우스'까지 등장했습니다.
중국 정부 역시 산업 관광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며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전국 140곳이 넘는 지역이 공식 시범 지역으로 지정되었고, 샤오미(Xiaomi)의 베이징 전기차 공장은 2024년 3월 이후 25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유치하며 방문권이 온라인에서 고가에 거래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 매체에 따르면 중국 산업 관광 시장은 2025년 178억 달러(약 24조 원) 규모에서 2029년에는 3,000억 위안(약 6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중국이 더 이상 단순한 제조 기지가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하는 기술 혁신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밖의 기술 기업들이 여전히 세계 시장 점유율과 핵심 지식재산권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중국의 기술적 우위를 과장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