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Salesforce)나 도큐사인(Docusign)과 같은 기존 소프트웨어 강자들이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을 넘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실제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방향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체 에이전트(agent)를 개발하여 고객관계관리(CRM)나 계약 검토 같은 핵심 업무에 AI를 접목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부 업무의 경우 기존 시스템과 범용 에이전트의 결합만으로도 충분히 처리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러나 법률 리서치 AI 스타트업 하비(Harvey)의 사례처럼, 특화 AI 스타트업에게는 여전히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하비는 고객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합성 데이터, 공개 법률 자료, 전문가 제작 데이터를 활용해 약 1,750개의 법률 업무 학습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이를 통해 방대한 고객 이력이 없어도 전문 업무를 학습시킬 수 있음을 증명하며, 기존 기업의 데이터 통제권 밖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을 제시했습니다. 경쟁력은 단순히 많은 정보를 기억하는 것을 넘어, 전문가의 수정 과정과 최종 결과를 학습하여 다음 작업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쌓입니다.
유망한 수직 특화 AI 시장은 업무가 자주 반복되고, 전문가의 판단이 중요하며, 결과 평가 및 개선이 용이한 분야입니다. 이러한 시장에서 스타트업은 작은 과제에서 시작해 전체 업무를 아우르는 수준으로 확장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법률, 세무, 회계, 산업 현장의 품질 조사와 같은 전문 분야는 반복성, 판단의 필요성, 전문가의 결과 검토라는 조건을 충족합니다. 기존 기업들이 특정 기록 시스템 주변의 업무를 자동화하더라도, 고객이 완수해야 할 실제 업무는 여러 시스템과 조직의 경계를 넘나들기 때문에, 이 지점에서 특화 AI 스타트업이 전체 업무 관리라는 더 큰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특화 AI는 '전문직 수준의 학습'과 '조직별 학습'이라는 두 가지 학습 방식을 필요로 합니다. 전문직 학습은 유능한 전문가의 업무 방식을 익히는 것이고, 조직별 학습은 특정 기업의 템플릿, 선례, 위험 기준 등을 익히는 것입니다. 스타트업은 처음부터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보유하지 않아도, 전문직 업무용 학습 과정을 직접 만들고 실제 운영에서 고객 조직의 방식을 배워나갈 수 있습니다. 특히 수시간에서 수일 동안 여러 중간 판단과 인계를 거치는 장기 실행 에이전트의 경우, 학습 루프의 품질이 모델 성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결론적으로, 기존 기업들이 기록 시스템을 소유하고 범용 AI 연구소들이 진입점을 통제하더라도, 수직 특화 AI 스타트업은 특정 업무 자체를 가장 잘 수행함으로써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업무를 구체적인 역량으로 나누고, 데이터 권한, 시스템, 권한 설정에서 발생하는 실무적 마찰을 해결하며, 제품을 고객의 일상 업무에 깊이 정착시키고 궁극적으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합니다. 빈번한 업무, 전문가 판단, 그리고 강력한 학습 루프가 결합된 시장이 특화 AI 스타트업에게 가장 큰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