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전 세계 벤처캐피털(VC) 투자 금액이 5,1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28% 증가하며 202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투자 건수는 약 4만3,500건으로 1.4% 감소하며 4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이는 유엔 산하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발표한 '글로벌 혁신 지수(GII) 2026' 보고서에 담긴 내용으로, 투자 시장이 양적으로는 성장했으나 질적으로는 특정 분야와 소수 기업에 집중되는 양상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러한 금액과 건수의 불균형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챗GPT 출시 직후인 2022년 말 약 27%였던 AI 분야의 전체 VC 투자 금액 비중은 2025년 53%로 급증했으며, 2026년 상반기에는 무려 77%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AI 투자 건수 비중은 같은 기간 24%에서 34%로, 상반기에는 36%로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특히 2026년 상반기에는 오픈AI, 앤트로픽(Anthropic), xAI 등 소수 기업에 대한 초대형 투자가 전체 VC 투자 금액의 43%에 육박하며 AI 분야의 금액 비중을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이러한 집중 현상은 지역적으로도 나타나, 2026년 상반기 AI 관련 VC 투자의 86%가 북미 지역으로 향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글로벌 벤처 투자 시장이 전반적인 회복기에 접어들기보다는, AI라는 특정 기술 분야와 이를 선도하는 소수 기업에 자본이 집중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는 혁신 기술의 발전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지만, 동시에 다른 혁신 분야나 초기 단계 스타트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습니다. WIPO는 이러한 '프런티어로의 집중'과 더불어 연구 및 기술 도입이 중국 외 중간 소득 국가로 넓어지는 '저변의 다변화'라는 상반된 두 가지 혁신 흐름을 올해의 핵심 과제로 꼽았습니다. 한국은 지난해에 이어 글로벌 혁신 지수 4위를 유지했으며, 서울은 혁신 클러스터 순위에서 세계 5위를 기록하는 등 혁신 역량을 인정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