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의 발전과 함께, 이 시장이 과연 소수의 거대 기업에 의해 독점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합니다. 특히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가 AI 에이전트에도 적용되어 특정 에이전트가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같은 에이전트를 사용해야 내 에이전트가 더 유용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는 강력한 승자 독식 시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AI 에이전트는 이메일, 메시지, API 등을 통해 서로 다른 에이전트와도 소통할 수 있어, 단순한 개인 비서 기능만으로는 특정 에이전트가 독점적인 지위를 얻기 어렵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마치 Gmail 사용자가 Outlook 사용자에게 이메일을 보내듯, 에이전트들도 서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에이전트가 단순히 소통하는 것을 넘어, 문서나 행사, 웹사이트, 그룹 채팅 등을 직접 만들고 호스팅하며 주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족 모임을 제안하고 그룹 채팅과 행사 사이트를 직접 만들어 참석 등록을 받는 과정에서, 에이전트가 만든 결과물이 새로운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바이럴(viral) 루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사람이 직접 하던 이러한 고객 유입 활동을 이제는 에이전트가 시작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핵심은 네트워크 효과가 어디에 쌓이느냐에 있습니다. 만약 신원, 평판, 관계, 비공개 맥락(private context)과 같은 중요한 정보가 특정 에이전트의 폐쇄적인 네트워크 안에만 존재한다면, 해당 에이전트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큰 이점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개적으로 구직하지 않는 특정 분야의 인재를 찾거나, 조작된 평판을 걸러내고 믿을 만한 판매자를 찾는 경우, 또는 여러 사람의 알레르기, 일정, 위치를 고려해 식사 장소를 정하는 복잡한 작업에서는 공유된 신뢰 네트워크가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비공개 맥락을 공유하는 계층이 특정 에이전트 내에 구축된다면, 사용자는 자신의 네트워크를 떠나지 않기 위해 해당 에이전트를 계속 사용할 유인이 생깁니다. 이는 에이전트 교체가 곧 자신의 소중한 네트워크를 포기하는 것과 같은 의미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반면, 이러한 신원·평판·관계 네트워크가 특정 에이전트에 종속되지 않고 개방형 프로토콜(open protocol)이나 전문 서비스에 쌓인다면, 다양한 에이전트들이 공존하며 지능, 사용자 경험(UX), 전문성, 가격 등으로 경쟁하게 될 것입니다. 마치 브라우저나 이메일 클라이언트가 여러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교체 가능한 도구인 것처럼, AI 에이전트도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범용 에이전트(general-purpose agent)들은 기존 플랫폼(Google Docs, Amazon, LinkedIn 등)의 기능을 자신들의 생태계 안으로 가져와 직접 호스팅하고 거래를 수행하며 사람을 소개하는 등의 유인을 가질 것입니다. 결국 AI 에이전트 시장의 미래는 네트워크 효과가 개방형 생태계에 쌓일지, 아니면 소수 에이전트의 폐쇄형 생태계에 갇힐지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