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주요 슈퍼마켓 체인인 E. Leclerc, Intermarche, Cooperative U 등이 대규모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수백 개 매장에서 신선식품과 냉동식품을 대량 폐기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습니다. 공격자들은 냉장 시스템의 '강제 제상(defrost)' 기능을 원격으로 작동시켜 냉장 온도를 급격히 상승시켰고, 이로 인해 막대한 재정적 손실과 식품 낭비가 발생했습니다. 파리 검찰은 대규모 공격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으며, 프랑스 사이버보안 당국은 유럽 당국들과 협력하여 추가 피해 가능성을 조사 중입니다.
이번 공격의 핵심은 덴마크 제조사 댄포스(Danfoss)의 냉장 제어 시스템, 특히 AK-SM800과 AK-SC355 모델이었습니다. 댄포스에 따르면 피해 장비 대부분은 소프트웨어 및 보안 업데이트가 중단된 구형 제품으로, 오래된 펌웨어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공격자들은 이러한 노후 장비의 취약점을 악용하여 원격으로 시스템에 접근, 냉장고의 제상 기능을 활성화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각에서는 'admin'과 같은 기본 사용자명과 당일 날짜로 자동 변경되는 비밀번호 등 허술한 보안 설정이 악용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Intermarche는 최소 300곳, Cooperative U는 100곳 이상의 매장에서 피해를 확인했으며, E. Leclerc 역시 여러 매장이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은 식량 안보와 직결된 핵심 산업 인프라의 사이버 보안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보여줍니다. 과거 인터넷과 분리되어 있던 냉장설비 같은 산업 제어 시스템(ICS)들이 이제는 센서와 원격 모니터링을 통해 네트워크에 연결되면서 새로운 보안 위협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특히 구형 장비들이 최신 보안 업데이트 없이 운영될 경우, 이러한 취약점은 대규모 시스템 마비나 심각한 재정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이번 공격을 '전례 없고 용납할 수 없는' 행위로 규정하며, 핵심 인프라 보호를 위한 조치를 강화할 것을 시사했습니다. 이는 기업들이 노후 시스템의 보안 강화와 업데이트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함을 강조하는 중요한 경고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