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학회에서 발표 후 질의응답(Q&A) 시간에 충격적인 장면이 목격되었습니다. 무대에 오른 패널 중 한 명을 제외한 전원이 청중의 질문을 노트북에 녹음한 뒤,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답변을 만들고 이를 활용해 응답한 것입니다. 심지어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질문에도 AI의 도움을 받았다는 점에서 학계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AI 사용은 학술 토론의 본질적인 가치를 훼손한다는 지적입니다. 논평을 맡은 한 교수는 2시간 동안 발표를 경청하고 깊이 있는 질문을 준비했지만, 발표자들은 AI에 의존해 답변을 구성했습니다. 이는 질문자의 지적 노력에 대한 무례한 태도로 비춰질 수 있으며, 발표자가 해당 주제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서 즉석에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해야 한다는 학계의 기본 원칙에도 어긋납니다. 대면 학회가 제공하는 즉흥성과 인간적인 교류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AI는 번역, 이력서 작성, 논문 편집 등 반복적이고 지루한 작업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데 유용합니다. 하지만 생각을 문장으로 만들고 표현을 다듬는 과정 자체가 지적 성장에 필수적인 훈련입니다. AI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결과물만 빠르게 얻으려 한다면, 자신의 생각을 명료하게 만들고 부족한 부분을 발견할 기회를 잃을 수 있습니다. AI를 사고를 돕는 도구로 활용하는 것과 사고 자체를 대신하게 하는 것 사이의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례는 교실과 연구 현장에서 AI의 적절한 사용 범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AI가 자료를 찾거나 표현을 다듬는 보조 수단이 될 수는 있지만, 질문에 대한 판단과 답변을 통째로 맡기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만큼이나, 인간의 지적 활동과 윤리적 가치를 보호하고 강화하는 방향으로 AI를 활용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와 교육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