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픈AI가 GPT-6 아스트라(Astra)가 회로 설계 소프트웨어 키캐드(KiCad)에서 작동하는 시연을 선보이면서, 인공지능(AI)이 회로 기판을 설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습니다. AI가 단순한 코딩을 넘어 물리적 하드웨어 설계 영역까지 진출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EE벤치(EEBench)는 AI가 생성한 전자 회로 설계의 품질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새로운 벤치마크를 공개했습니다.
EE벤치는 기존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기반의 CAD 도구 사용 방식 대신, 선언적 코드(declarative code) 기반의 '아토파일(atopile)'을 활용합니다. 이는 AI 에이전트가 화면의 좌표나 메뉴 상태가 아닌, 부품, 연결, 전기적 제약 조건 등 회로의 본질적인 요소에 직접 접근하여 설계하고 시뮬레이션하며 실패 원인을 분석할 수 있게 합니다. 예를 들어, 전원 손실 시 일정 시간 동안 전압을 유지해야 하는 주거용 에너지 미터 회로 설계 과제에서, AI는 단순히 커패시터(capacitor)를 추가하는 것을 넘어, 실제 부품의 전압에 따른 유효 용량 변화, 공차, 비용, 공간 제약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EE벤치는 이러한 실제 세계의 복잡한 변수들을 시뮬레이션에 반영하여 AI의 설계가 명목상 값뿐 아니라 실제 부품으로도 작동하는지 평가합니다.
EE벤치의 평가 방식은 기술적 성능과 비용 효율성을 결합합니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전압 유지 시간, 게인(gain), 임계값, 과도 응답 등 다양한 전기적 특성을 측정하고, 부품 공차의 최악의 경우(worst-case tolerance corner)까지 고려합니다. 또한, 설계가 작동하는 경우에 한해 참조 BOM(Bill of Materials) 대비 비용 효율성도 점수에 반영합니다. 이는 마치 코딩 에이전트에게 컴파일러와 테스트를 제공하는 것과 유사하지만, 테스트가 전압과 부품 동작을 측정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현재 EE벤치 V1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아날로그 및 디지털 설계를 평가하며, 향후 레이아웃, 제조, 제품 구현 단계까지 포함하도록 확장할 계획입니다. 9월 1일자 리더보드에 따르면 클로드 오푸스 5(Claude Opus 5)가 61.6%로 1위를 차지하며 AI의 회로 설계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AI 기반 회로 설계 평가는 단순히 AI의 기술적 진보를 넘어, 전자 공학 분야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합니다. 실제 부품의 제약과 비용 효율성까지 고려하는 AI는 엔지니어링의 본질인 '트레이드오프(trade-off)' 문제 해결에 더욱 깊이 관여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설계 프로세스를 가속화하고, 최적화된 하드웨어 솔루션을 찾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AI가 복잡한 전자 제품 개발의 초기 단계부터 참여하여, 인간 엔지니어의 역량을 보완하고 새로운 혁신을 이끌어낼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