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스타트업들이 작은 내수 시장의 한계를 뛰어넘어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삼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홍콩 사이언스파크(Hong Kong Science Park)에서 발표한 로보코어(Robocore)와 코디플라이(Kodifly)는 홍콩에 본사를 두면서도 전 세계 여러 도시에 사무소와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초기부터 해외에서 실제 사업을 전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2019년 설립된 로보코어는 이스라엘 로봇 브랜드 테미(temi)를 인수하여 핵심 플랫폼으로 삼았으며, 홍콩 외에도 텔아비브, 뉴욕, 선전, 무스카트, 싱가포르에 거점을 두고 광저우와 말레이시아 이포에 연구센터를 운영합니다. 이들은 미국 뉴욕주의 요양원 200여 곳에서 로봇을 활용한 원격 진단을 제공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2021년 홍콩대 출신들이 설립한 코디플라이는 홍콩, 이슬라마바드, 사우디아라비아 투왈, 싱가포르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파키스탄 건설 현장의 비효율적인 기록 방식을 360도 카메라와 AI 기반 분석으로 혁신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솔루션은 건설 현장의 진행 상황을 도면에 매핑하고 AI가 영상을 분석해 보고서를 자동으로 생성하여, 발주처가 현장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원격으로 공사 진행 상황을 승인할 수 있게 돕습니다.
이러한 홍콩 스타트업들의 전략은 홍콩의 작은 내수 시장(인구 750만 명)이라는 특수성에서 비롯됩니다. 홍콩 사이언스파크는 입주 기업의 절반 이상이 연구개발 인력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어 딥테크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아이디어 단계부터 글로벌 확장 단계까지 최대 2,200만 홍콩달러를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특히 마지막 지원 단계의 이름이 ‘글로벌 확장’이라는 점은 홍콩 스타트업 생태계가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지향하도록 설계되었음을 보여줍니다. 홍콩투자청과 홍콩무역발전국 역시 홍콩이 중국 본토 기업의 해외 진출과 해외 기업의 대만구(Greater Bay Area) 진출을 돕는 양방향 허브 역할을 강조하며, 글로벌 인재 유치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처럼 홍콩 스타트업들이 국내 시장 검증보다 해외 시장 진출을 우선하는 전략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한국 시장은 홍콩만큼 작지는 않지만,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은 여전히 많은 스타트업의 목표입니다. 홍콩의 사례는 내수 시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 제품 개발과 해외 거점 확보,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생태계 구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이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더 큰 성장을 이루기 위해 고려해야 할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