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0일,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향해 서로 다른 두 가지 신호를 보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모두의 창업' 2차 사업을 통해 1만 명의 예비 창업가를 모집하며 창업의 문턱을 낮추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는 1차 사업의 두 배 규모로, 창업 활성화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같은 날, 국회는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을 제한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안은 사실상 특정 플랫폼인 닥터나우(Dr.Now)의 사업 모델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져 '닥터나우 방지법'으로 불립니다. 과거 '타다 금지법' 사례처럼, 혁신적인 스타트업이 기존 직역과 충돌하며 성장의 발목이 잡히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로톡(LawTalk)과 삼쩜삼(3.3) 등도 유사한 규제 논란을 겪으며 법정과 국회를 오간 바 있습니다.
이러한 상반된 움직임은 창업 생태계에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던집니다. 정부는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진입 장벽을 낮추려 하지만, 국회는 신사업이 기존 산업 영역에 닿을 만큼 성장했을 때 규제의 칼날을 들이대는 모습입니다. 이는 창업가들에게 '창업은 하되, 기존 직역과 부딪히지 않는 영역에서만 성장하라'는 모호한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혁신을 장려하면서도, 그 혁신이 기존 질서를 흔들면 제동을 거는 딜레마가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번 약사법 개정안은 타다 때와 달리 약 배송 확대 논의가 함께 진행되는 등 일부 절충안이 포함되었지만, 특정 기업을 겨냥한 입법 선례가 남는다는 점은 여전히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