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 연합인 유로ISPA(EuroISPA)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해적 사이트 차단으로 발생하는 합법 콘텐츠의 과잉 차단 피해에 대해 권리자(저작권자)의 책임을 요구했습니다. 최근 유럽 일부 국가에서 해적 사이트 차단 명령이 강화되면서, 침해 콘텐츠와 직접 관련 없는 합법 사이트나 서비스까지 접근이 차단되는 부수 피해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로ISPA는 새로운 법적 의무를 만들기보다 현행 법 집행의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2023년 라이브 이벤트 해적행위 대응 권고 평가 결과는 '제한적인 긍정 효과'에 그쳤고, 해적행위를 크게 줄이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단 명령은 ISP를 넘어 DNS 리졸버와 VPN 제공업체까지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이탈리아의 '파이러시 실드(Piracy Shield)' 사례에서는 IP 단위 차단으로 7,700개가 넘는 도메인에 부수 피해가 발생했으며, 스페인 '라리가(LaLiga)'의 차단 명령은 공유 IP 주소를 겨냥해 수백만 명의 스페인 인터넷 사용자가 은행 앱, 개발자 도구, 결제 플랫폼 접근을 잃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프랑스와 벨기에에서는 시스코(Cisco)가 해적 사이트 차단 명령 이후 오픈DNS(OpenDNS) 서비스를 철수하기도 했습니다.
유로ISPA는 이러한 과잉 차단으로 인한 부수 피해에 대해 권리자가 책임지고, 명확하고 집행 가능한 보상 메커니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이탈리아처럼 30분 내 차단과 같은 빠른 이행 요구가 특히 소규모 제공업체에 불균형한 구조적 부담을 준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요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EU의 디지털 단일 시장 저작권 지침(Copyright in the Digital Single Market Directive) 평가 과정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향후 EU 전역의 차단 명령 범위와 저작권 집행 방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