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발전, 특히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확산은 지식 노동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비즈니스 경쟁 우위(해자)의 핵심이 '도메인 지식(domain knowledge)'과 '암묵지(tacit knowledge)'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개인의 맥락 데이터는 LLM 간 쉽게 옮겨갈 수 있어 해자가 되기 어렵지만,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체득형 지식과 인간 의존도가 높은 영역은 AI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강력한 방어막이 됩니다.
취미는 이러한 암묵지와 인간 의존성이 높은 활동의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취미는 결과보다는 과정 자체가 목적이며, 실행 주체가 '나'여야만 가치가 발생하는 체득형·물리적 활동입니다. 이는 휴머노이드(humanoid)나 AI가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오히려 AI가 반복적 노동을 대신해 주면서 개인이 취미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실제로 비자(Visa) 데이터에 따르면 여가 지출 비중은 이미 9.5%에서 13%로 상승했으며, AI가 대체재(에이전트/휴머노이드)로 전환되는 변곡점에서는 여가 시간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취미 관련 비즈니스는 세 가지 주요 패턴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첫째, 스트라바(Strava)처럼 기록 인정과 경쟁을 통해 커뮤니티가 강력한 해자가 되는 경우입니다. 둘째, 체스닷컴(Chess.com)처럼 AI 코치와 월 구독 모델을 통해 습관이 반복 매출로 이어지는 방식입니다. 셋째, GOATY(골프 진단 및 추적)나 가민(Garmin)처럼 도메인 지식을 AI 워크플로우에 통합하거나 센서 하드웨어 계층을 소유하여 독점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모델입니다. 이처럼 '배우기는 쉽지만 마스터하기는 어려운(easy to learn, hard to master)' 취미 활동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 곧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