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 업계의 선두 주자 중 하나인 밤부 랩(Bambu Lab)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인 AGPLv3(Affero General Public License version 3)를 위반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자유 보존 재단(SFC)은 FOSSY 2026 컨퍼런스에서 밤부 랩이 자사 3D 프린터용 슬라이서(slicer) 소프트웨어에 AGPLv3 라이선스가 적용된 Slic3r의 코드를 사용하면서도, 해당 라이선스가 요구하는 소스 코드 공개 의무를 우회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AGPLv3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의 사용에서 소스 코드 공개를 강제하여 오픈소스 정신을 보호하려는 목적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위로 지적됩니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는 3D 프린팅의 핵심 도구인 슬라이서 소프트웨어가 있습니다. 슬라이서는 3D 모델을 프린터가 이해할 수 있는 얇은 2D 단면으로 변환하는 역할을 합니다. 초기 3D 프린팅 커뮤니티는 알레산드로 라넬루치(Alessandro Ranellucci)가 개발한 오픈소스 슬라이서인 Slic3r를 기반으로 성장했으며, 그는 '서비스형 Slic3r'와 같은 라이선스 회피를 막기 위해 AGPLv3를 선택했습니다. 이후 Slic3r는 PrusaSlicer를 비롯한 다양한 포크(fork)로 발전하며 취미용 3D 프린팅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밤부 랩은 2019년 이후 시장에 진입하여 500~3000달러대 3D 프린터 시장의 38~48%를 장악하며 빠르게 성장했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 오픈소스 생태계의 코드를 활용하면서도 라이선스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 SFC의 주장입니다.
이번 AGPLv3 위반 논란은 단순한 법적 분쟁을 넘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지속 가능성과 커뮤니티의 가치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특히, AGPLv3는 네트워크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경우에도 소스 코드 공개를 의무화하여 '클라우드 시대의 오픈소스'를 보호하려는 강력한 라이선스입니다. 밤부 랩의 사례는 상업적 성공을 거둔 기업이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기여를 활용하면서도 그 정신을 훼손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오픈소스 생태계 전반에 걸쳐 라이선스 준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사용자들에게는 대안을 모색하게 하고, 개발자들에게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라이선스 선택과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중요한 사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