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매개 질병을 퇴치할 혁신적인 기술들이 이미 개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복잡하고 느린 규제 절차 때문에 실제 현장에 적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전자 조작 모기나 볼바키아(Wolbachia) 세균에 감염된 모기 등을 활용하면 질병을 옮기는 모기 개체군을 효과적으로 줄이거나 바이러스 전파 능력을 낮출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이러한 기술 도입에 무려 15년에 걸친 규제 지연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영국 생명공학 기업 옥시텍(Oxitec)의 유전자 조작 모기는 교배 후 암컷 자손이 성체가 되기 전에 죽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 모기를 지속적으로 방사한 결과, 케이맨 제도와 브라질 시험 지역에서 야생 모기 개체군이 각각 80%, 약 95% 감소하는 놀라운 효과를 보였습니다. 또한, 유전자 조작 없이 활용할 수 있는 볼바키아 세균은 감염된 수컷 모기를 방사했을 때 싱가포르의 무작위 시험에서 모기 개체군을 85%, 뎅기열 감염을 약 70% 줄이는 성과를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뎅기열 신고가 지난 10년간 연평균 대비 360% 증가하고, 20년 만에 지역 내 말라리아 감염이 보고되는 등 모기 매개 질병의 위협이 다시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술들의 상업 등록 및 확대 적용이 규제 당국의 심사 지연으로 늦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규제 지연의 주된 원인은 생명공학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낡은 규제 체계에 있습니다. 유전자 조작 모기처럼 기존에 없던 새로운 생물학적 방제 수단은 미국 농무부(USDA), 식품의약국(FDA), 환경보호국(EPA) 등 여러 기관의 관할권이 불분명하여 심사 기관을 찾아가는 데만 수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또한, 각 기관이 신속한 심사를 위한 충분한 자원이나 전문 인력을 갖추지 못해 심사 적체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효과적인 모기 방제 기술이 15년 동안 규제 교착 상태에 머무는 것은 인명과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규제 기관 간의 관할 정비와 심사 역량 확충이 이루어진다면, 미국은 충분한 자원과 상대적으로 작은 매개 모기 개체군을 바탕으로 자국 내 모기 매개 질병을 완전히 퇴치하고, 나아가 전 세계로 기술 적용을 확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