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미국 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하며 265억 달러(약 40조 원)를 조달, 역대 비미국 기업 중 가장 큰 규모의 기업공개(IPO)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는 2014년 알리바바의 250억 달러 IPO 기록을 넘어선 것으로, AI 반도체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예탁주식(ADR) 1억 7,790만 주를 주당 149달러에 판매했으며,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 첫날 공모가 대비 14% 상승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습니다.
이번 SK하이닉스의 성공적인 IPO는 특히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한국 기업들은 복잡한 지배구조, 낮은 주주 환원, 규제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해 글로벌 기업 대비 저평가받는 경향이 있었으나, SK하이닉스는 AI GPU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주요 공급사로서 엔비디아(Nvidia)와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통해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조달된 자금은 한국 내 신규 반도체 생산 공장(팹) 건설, 첨단 패키징 시설 구축, 그리고 차세대 칩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확보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한편, 미국 정부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Samsung)에 미국 내 추가 반도체 공장 건설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습니다.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마이크론(Micron) 행사에서 한국 기업들이 중요한 기술 분야를 계속해서 지배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이미 마이크론은 미국 내 2,5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제조 시설 투자를 발표하며 9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첨단 칩 생산을 미국 본토에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요청은 한국 두 주요 반도체 기업이 최근 한국 내 제조 투자에 5,500억 달러 이상을 약속한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됩니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