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의 국립 지적·부동산 등기 기관(ANCPI)이 최근 해킹 공격을 받아 국가 토지 등기 데이터베이스와 백업이 삭제되는 심각한 사고를 겪었습니다. 이로 인해 루마니아의 부동산 시장은 일주일 이상 사실상 멈춰 섰고, 공증인들은 신규 부동산 거래를 등록할 수 없었으며, 시민들은 소유권 증명서나 상세 토지 기록을 발급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정부 핵심 인프라의 사이버 보안 취약성이 국가 경제에 미칠 수 있는 파급력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공격자는 유효한 자격 증명(valid credentials)을 이용해 ANCPI 시스템에 침입했으며, 내부 시스템을 파악한 뒤 금품 요구가 실패하자 데이터베이스와 백업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고 발생 직후인 7월 14일, 해킹 포럼에서는 ANCPI 직원 자격 증명, 내부 문서, IT 네트워크 정보 등 탈취된 데이터 일부가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보안 업체 KELA는 'ByteToBreach'라는 계정을 사용하는 이 해커가 알제리 출신의 Zakaria Mahdjoub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ANCPI는 웹사이트를 복구하고 전체 네트워크를 처음부터 재구축 중이며, 공격자의 주장과 달리 오프라인 백업 사본을 보유하고 있어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루마니아 사례는 단순히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정부 기관, 특히 토지 등기 시스템이 사이버 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지난 3년간 폴란드, 슬로바키아, 그리스, 모로코,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여러 국가의 토지 등기기관이 해킹당했습니다. 이는 국가의 핵심 자산인 토지 정보가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 그리고 철저한 보안 대책과 다중 백업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합니다. 특히, 공격자가 접근할 수 없는 물리적으로 분리된 오프라인 백업(off-site backup)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단순한 백업을 넘어 '추가 전용(append-only)' 백업 시스템 도입 등 더욱 견고한 데이터 보호 방안이 요구됩니다. 또한, 허술한 비밀번호 관리나 2단계 인증(2FA) 부재 등 기본적인 보안 수칙 미준수가 해킹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은 모든 조직에 경종을 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