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웨어러블 유축기 시장의 특허 침해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미국 Willow Innovations(윌로우 이노베이션스)와 영국 Willow Blossom Holdco(윌로우 블러썸 홀드코)가 중국 및 말레이시아 기업, 그리고 충전기로 유명한 앤커(Anker)의 계열사 등 12개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제소인이 기술 관련 실용특허(utility patent) 3건과 함께 제품 외관에 대한 디자인특허(design patent) 2건을 동시에 주장했다는 점입니다.
제소인 윌로우는 2017년 브라 안에 착용하는 유축기를 처음 선보인 회사로, 2025년 영국 유축기 브랜드 엘비(Elvie)를 인수하며 제품군을 확장했습니다. 이번 소송에 사용된 디자인특허 중 일부는 엘비 인수 과정에서 확보된 권리입니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디자인권(한국)을 디자인특허(design patent)라는 이름으로 특허법 내에서 보호하며, 이는 제품의 장식적 외관을 대상으로 합니다. 실용특허가 청구항의 글로 기술적 구성을 보호한다면, 디자인특허는 도면으로 제품의 형태를 보호합니다. 두 권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제품의 특정 부분을 보호하며, 상대방이 특허를 회피하더라도 디자인특허에 걸리거나 그 반대의 상황을 만들 수 있어, 함께 확보할 경우 모방품 대응에 훨씬 강력한 방어막이 됩니다.
이번 ITC 조사는 아직 침해 여부가 결정된 단계는 아니지만, 기술 특허와 디자인 특허를 함께 활용하는 전략의 중요성을 시사합니다. 특히 제품의 외관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앱 화면과 같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디자인권의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많은 기업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입니다. 하드웨어 제조사는 제품 외관만, 소프트웨어 회사는 디자인권을 자기 영역이 아니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제품의 첫인상이 화면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UI 디자인권 확보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제품 외관, 함께 사용되는 화면 디자인까지 권리로 확보했는지, 그리고 이 권리들이 특허와 같은 관리 체계 안에 있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또한, 크라우드펀딩이나 SNS를 통해 제품을 먼저 공개한 경우 신규성 상실 예외 기간을 고려하여 출원 시점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디자인권은 특허보다 등록 기간이 짧아 출시 일정에 맞춰 빠르게 권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국내 ODM(제조업자 개발 생산) 및 부품 제조사 역시 최종 브랜드사가 아니더라도 같은 제품 경로에 놓여 있으면 피제소인이 될 수 있으므로, 경쟁사 디자인권에 대한 자유실시(FTO) 검토 시 디자인권 도면 대비를 포함해야 합니다. 이번 사례는 기술과 디자인 모두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지식재산권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