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특허 출원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며 전 세계 지식재산(IP) 업계를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과거 연간 200여 건에 불과했던 특허 출원량이 2023년 9,600여 건, 2024년에는 17,921건으로 90배 가까이 폭증한 것인데요. 특히 2025년 4월 초 이틀 만에 3,500건 이상의 특허가 공개되는 등 전례 없는 속도로 특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있습니다. 그는 2023년 ‘SoftBank World’ 행사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해 수개월 만에 1만 건 이상의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손 회장의 발명 방법론은 AI와 대화하며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이를 즉각 특허 명세서 형태로 생성해 출원하는 방식입니다. 일본 특허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 특허들은 물류 분야에서 피킹, 포장, 이송, 배송 기술로 연달아 이어지는 등 AI가 제안하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연쇄적인 출원이 이루어지는 패턴을 보입니다. 대량으로 출원된 특허의 품질에 대한 회의론도 있었지만, 실제 공개된 명세서들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갖추고 있어 등록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소프트뱅크의 이러한 전략은 단순히 기술 보호를 넘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막대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라이선싱하거나 경쟁사와의 협상, 혹은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에 IP 패키지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마치 주식 분산 투자처럼, 일단 대규모로 아이디어를 선점하고 시장 반응을 보며 가치 있는 특허만 권리화하는 접근 방식입니다. 또한, 이러한 대량 출원 방식은 특허청의 심사 시스템에 막대한 부담을 주어 심사 적체를 심화시킬 수 있으며, 생성형 AI를 활용한 지식재산 창출 비용이 낮아짐에 따라 국가 차원의 지식재산 검증 및 심사 리소스 확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임을 보여줍니다.
더 나아가, 생성형 AI와 비실시기업(NPE)이 결합할 경우 특허 시장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기존 NPE는 특허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지만, AI를 활용하면 적은 인력과 자원으로 연간 수만 건의 특허를 직접 출원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특허 지뢰밭을 광범위하게 깔아두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내며, 기존 특허 확보 방식보다 비용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결국 생성형 AI는 지식재산 창출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기업의 IP 전략뿐만 아니라 특허 제도 전반에 걸쳐 심도 있는 재고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