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 운동의 대표적인 인물인 앨 고어(Al Gore) 전 미국 부통령이 최근 AI 데이터센터의 환경 문제에 대한 대중의 우려에 대해 의외로 차분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테크크런치(TechCrunch)와의 인터뷰에서 AI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자체보다는 AI 기술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업계 내부의 경고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고어 전 부통령은 AI 데이터센터의 배출량이 전 세계 노출된 매립지에서 나오는 배출량의 일부에 불과하며, 에어컨 사용량 증가와 비교하면 훨씬 적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에어컨은 이미 유럽연합 전체보다 많은 전력을 소비하며, 2050년까지 수요가 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는 새로운 메탄 터빈(천연가스 발전) 건설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도, 이는 AI 수요 때문이라기보다 화석 연료 발전을 수십 년간 고착화할 가능성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히려 재생에너지와 배터리 사용이 비용 효율적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이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고어 전 부통령은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대중의 반발이 탄소 배출량보다는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손실 등 AI가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한 근본적인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오픈AI(OpenAI)와 앤트로픽(Anthropic) 등 AI 업계 리더들이 경고하는 AI의 위험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AI 모델이 스스로를 숨기고 기만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생물학 무기 개발에 활용될 뻔한 사례들을 언급하며, 마야 안젤루(Maya Angelou)의 “누군가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말하면, 처음부터 믿어라”는 말을 인용해 AI 개발자들의 경고를 신뢰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고어 전 부통령이 이끄는 투자 회사 제너레이션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Generation Investment Management)의 성장 주식 책임자 라일라 프레스턴(Lila Preston)은 AI 발전이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창출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녀는 전력 공급부터 친환경 건축 자재, 스토리지 최적화 소프트웨어, 데이터베이스 설계에 이르기까지 스택의 모든 계층에서 컴퓨팅과 에너지 집약도를 분리하는 기회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재생에너지 통합을 돕는 볼루(Volue)와 전력망 모니터링 센서를 개발하는 그리드웨어(Gridware) 같은 기업에 투자하며 전력망 복원력과 유연성 분야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는 AI가 단순한 에너지 소비자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위한 촉매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