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지속적인 에너지 기반 시설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이 전력난을 겪는 가운데, 분산형 재생에너지 시스템이 예상치 못한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 도시 미콜라이우(Mykolaiv)의 한 외곽 지역에서는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중앙 전력망이 마비되었을 때도 태양광 발전 덕분에 식수 공급이 끊기지 않았습니다. 이는 대규모 중앙 집중식 발전소가 드론 공격에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주며, 소규모 분산형 에너지원의 중요성을 부각시킵니다.
덴마크 정부의 지원을 받은 이 태양광 발전 시스템은 지하 펌프를 가동하여 식수를 공급하며, 미콜라이우는 이 외에도 5개의 태양광 해수 담수화 시스템을 운영해 하루 120만 리터의 식수를 25만 명의 주민에게 공급할 수 있습니다. 미콜라이우 어린이 병원과 산부인과 병원도 태양광 패널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확보할 예정입니다. 우크라이나 최대 에너지 투자사인 DTEK의 제프 오탐(Jeff Oatham)은 석탄 발전소 하나를 파괴하는 데 미사일 한 발이면 충분하지만, 풍력 발전소의 동일 용량을 파괴하려면 40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분산형 에너지원의 복원력을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이러한 에너지 전환은 기후 보호보다는 에너지 안보(energy security)가 최우선 목표입니다. 러시아는 전쟁 초기부터 우크라이나의 노후화된 대규모 화력 발전소와 광범위한 전력망을 집중 공격하여 전쟁 수행 능력을 약화시키고 국민들의 사기를 꺾으려 했습니다. 지난겨울에는 영하 20도까지 기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전력과 난방 공급이 불안정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으며, 에너지 부문 피해액은 56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분산형 재생에너지와 지역 단위 전력망은 시스템의 복원력을 높이고 인명 피해를 줄이는 핵심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미국 환경운동가 빌 맥키번(Bill McKibben)은 드론 전쟁 시대에 중앙 집중식 에너지 시설은 '앉아있는 표적(sitting ducks)'이 되기 쉽다고 지적합니다. 반면, 미콜라이우의 태양광 발전소처럼 작고 분산된 발전원은 공격하기 어렵고, 설령 공격받더라도 훨씬 빠르게 복구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EU 가입을 위한 기후 기준 충족과 2035년까지 석탄 발전 폐기 목표를 세우는 등 전쟁 이전부터 재생에너지 전환을 추진해왔지만, 전쟁으로 인해 그 속도가 더욱 빨라졌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7기가와트(GW) 규모의 풍력 발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이는 현재 풍력 발전 용량의 세 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스템을 더욱 강하고 유연하게 만들며, 미래 에너지 안보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