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베이징에서 개최된 2026 세계로봇대회(WRC)에서 중국 기업들이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시장을 압도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 2만 2,000대 중 상위 5개 업체가 86%를 차지했으며, 이들 모두 중국 기업이었습니다. 특히 상하이의 아지봇(AgiBot)이 약 9,700대(43%)를 출하하며 선두를 달렸고, 항저우의 유니트리(Unitree)가 7,000여 대(31%)로 뒤를 이었습니다.
다만, 이러한 출하량의 60% 이상은 여전히 공연, 전시 또는 데이터 확보용이며, 실제 제조나 물류 현장에 투입된 사례는 아직 소수에 불과합니다. 대회 현장에서는 자동차 부품 조립, 전선 정리, 소재 분류 등 다양한 작업 시연이 이어졌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시연과 실제 현장 적용 사이의 간극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유니트리의 창업자 왕싱싱(Wang Xingxing)은 로봇이 아직 사람만큼 효율적이지 않고 새로운 작업마다 학습이 필요하다는 점을 업계의 병목 현상으로 꼽기도 했습니다. 키논(Keenon)의 완빈(Wan Bin) COO 역시 작업의 50%를 해내는 것은 비교적 쉽지만, 99.9%까지 끌어올리는 것은 진정한 엔지니어링과 훈련 역량을 시험하는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달 외국산 첨단 로봇을 안보 위험 품목인 '커버드 리스트'에 올려 사실상 신규 중국산 로봇 모델의 미국 판매를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데이터 유출 및 원격 조작 위험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세계 출하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업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각에서는 값싼 중국산 하드웨어 접근이 막히면 미국이 기술 경쟁에서 오히려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내 실제 배치된 휴머노이드 로봇이 많지 않아 당장의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공장에서 사용되는 자율이동로봇(AMR) 등 다른 로봇 분야에는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