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임팩트 투자자들이 기업의 환경적 영향을 평가하는 방식을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탄소 배출량 감축은 기업의 환경적 기여를 측정하는 가장 명확한 지표였지만, 이제는 탄소 회계만으로는 기업이 환경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기업이 사용하는 자원, 의존하는 생태계, 오염 방지 노력, 그리고 인류 건강에 미치는 영향까지 아우르는 시스템적 관점으로 투자의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유럽 벤처캐피탈(VC)인 ECBF는 지난 5년간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임팩트를 측정하며 이러한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ECBF의 파트너인 이자벨 로렌신(Isabelle Laurencin)은 "단일 탄소 지표만으로는 우리가 추구하는 임팩트를 온전히 반영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에 ECBF는 기후 변화 완화, 순환 경제로의 전환, 자연 및 생물 다양성 보존, 그리고 영양을 통한 예방적 건강 개선이라는 네 가지 상호 연결된 차원으로 임팩트 평가 접근 방식을 확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식물성 대체육 기업인 HEURA는 탄소 배출량 감소뿐만 아니라 축산업으로 인한 토지 사용 및 생물 다양성 압력 감소, 그리고 건강한 식단으로의 전환이라는 다차원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로렌신은 "영향력 있는 혁신은 단일 차원에서만 작동하지 않으므로, 탄소만 보면 다른 중요한 효과를 놓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적 접근은 기업의 비즈니스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이해하는 데도 중요합니다. 지구 시스템의 안정성을 조절하는 9가지 '행성 경계(Planetary Boundaries)' 중 7가지가 이미 안전한 운영 범위를 넘어섰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기후 변화, 생물권 보전, 토지 시스템 변화, 담수 변화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는 자원 부족이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물 부족이 생산을 중단시키며, 생태계 악화가 농업 생산량에 영향을 미치는 등 환경적 제약이 곧 경제적 제약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분석에 따르면 유로존 비금융 기업의 72%가 최소 한 가지 생태계 서비스에 결정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이 서비스가 심각하게 훼손될 경우 상당한 경제적 문제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로렌신은 "환경 문제 해결이 곧 경제 문제 해결로 이어지는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며, 적은 원자재로 제품을 생산하는 순환 경제 기업은 환경 발자국을 줄이는 동시에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나 공급망 병목 현상에 대한 노출을 줄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지속가능성이 더 이상 추가 비용이 아니라 기업의 운영 효율성과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