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최고재판소(CJEU)가 VPN(가상 사설망)을 '합법적인 기술 도구'로 공식 인정하며 온라인 저작권 분쟁에 대한 중요한 판결을 내렸습니다. 2026년 7월에 발표된 이 판결은 웹사이트 운영자가 최신 지리 차단(geo-blocking) 기술을 사용해 특정 국가의 접근을 막았다면, 사용자가 VPN을 이용해 이 제한을 우회하더라도 저작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명시했습니다. 이는 디지털 권리와 개인 정보 보호 옹호자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결정으로 평가됩니다.
이번 판결은 안네 프랑크(Anne Frank)의 역사적 원고 온라인 출판을 둘러싼 복잡한 법적 분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벨기에와 네덜란드 학술 기관들이 안네 프랑크 일기의 학술판을 온라인에 무료로 공개했는데, 유럽 내 저작권법의 차이로 인해 벨기에에서는 저작권이 만료되었지만 네덜란드에서는 2037년까지 보호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에 출판사들은 벨기에에 웹사이트를 호스팅하고 네덜란드 IP 주소로부터의 접근을 막기 위해 지리 차단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그러나 네덜란드 저작권 보유 단체인 안네 프랑크 폰드(Anne Frank Fonds)는 VPN을 통해 네덜란드 사용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으므로 저작권 침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CJEU는 이러한 주장을 기각하며, 지리 차단 조치가 불가피하게 우회될 수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우회 가능성 자체가 해당 조치를 부적절하거나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판결은 저작권 보유자가 VPN의 존재만으로 웹사이트의 보안 조치가 완전히 비효율적이라고 주장할 수 없음을 확인시켜 줍니다. 또한, VPN 제공업체는 사용자가 제한을 우회하는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여, 개인 정보 보호 소프트웨어의 합법적 지위를 유럽연합 전역에 걸쳐 확고히 했습니다. 이는 국경 없는 인터넷과 영토별 저작권법이 적절한 기술적 안전장치와 함께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선례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