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며 벤처투자 세제지원 대상을 대폭 확대합니다. 핵심은 피투자기업의 업력 요건을 현행 설립 후 7년 이내에서 10년 이내로 완화하는 것입니다. 이는 벤처기업의 성장 주기를 현실적으로 반영하고, 창업 초기 단계를 넘어 스케일업(scale-up) 단계에 있는 기업에도 세제 혜택을 제공하여 후기 투자를 활성화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이번 개편안은 투자 대상 업력 요건 완화 외에도 다양한 지원책을 포함합니다. 내국법인의 직간접 출자 세액공제와 개인·벤처투자회사 등의 주식 양도차익 비과세에 적용되는 업력 요건이 10년으로 늘어나며, 2028년 말 일몰 예정이던 벤처투자회사 등의 주식 양도차익 비과세 특례는 아예 일몰 조항이 삭제되어 상시화됩니다. 이는 회수 기간이 긴 딥테크(deep-tech)나 바이오(bio) 분야 펀드에게 투자 예측 가능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태양광, 풍력, 이차전지, 반도체, 핵심소재, AI 로봇부품 등 6대 분야의 국내 생산 실적에 대해 소득세·법인세를 공제하는 국내생산세액공제가 신설되어, 기술 개발을 마친 제조 벤처가 양산 단계로 넘어갈 때 세 부담을 덜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지난해 벤처투자의 절반 이상(54.4%)이 창업 7년 초과 기업에 집행되었고, 국내 유니콘(unicorn) 기업이 기업가치 1조 원에 도달하기까지 평균 7년 8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의 ‘7년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었다는 지적에 힘이 실립니다. 이번 개편은 이러한 시장의 흐름을 반영하여 후기 기업 투자를 장려하고, 특히 사업화 기간이 긴 AI(인공지능)·바이오·반도체 기업들이 성장 단계에서 더 오랜 기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돕습니다. 다만, 투자 재원이 충분히 늘지 않는다면 후기 기업 지원 확대가 초기 기업 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볼 대목입니다.
이 외에도 중소기업이 성장하여 중소기업 지위를 벗어난 후에도 세제 혜택이 급격히 줄어드는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을 완화하기 위해 중소기업 졸업 후에도 3년간 감면율의 50%를 적용하는 방안이 포함되었습니다. 지역 벤처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높이고, 창업중소기업 세액감면 및 중소기업 취업자 근로소득세 감면에도 비수도권 우대 계수를 적용하여 지방 투자를 유도합니다. 개인 투자자 자금을 벤처·혁신기업으로 유도하기 위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배당소득에 대한 저율 분리과세 특례도 신설됩니다. 그러나 업계에서 꾸준히 요구해 온 성과조건부주식(RSU) 세제지원은 이번 개편안에 담기지 않아 핵심 인재 확보를 위한 과제로 남았습니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민간 벤처투자를 촉진하고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 기반을 확충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됩니다. 업력 요건 완화는 스케일업 벤처기업의 후속 투자를 유도하고, 국내생산세액공제는 딥테크·제조 벤처의 양산 단계 성장을 지원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큽니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중소기업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고 혁신 성장을 확충하며, 중견기업으로의 지속적인 성장을 돕는 성장 사다리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제 국회 심의와 후속 시행령 설계에 따라 실제 투자 확대와 기업 성장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