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즈베리 파이(Raspberry Pi)의 최신 마이크로컨트롤러(MCU)인 RP2350 A4 버전의 보안 기능이 레이저 결함 주입(LFI: Laser Fault Injection) 공격에 의해 무력화되는 심각한 취약점이 발견되었습니다. 연구진은 영구적으로 비활성화된 디버그 기능을 레이저로 다시 활성화하여, 칩의 보안 영역(Secure 영역) 메모리에 접근하고 코어를 제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공격으로 RP2350 해킹 챌린지의 목표였던 128비트 비밀값 전체를 추출하는 데 성공하며, 하드웨어 보안의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이번 공격은 광자 방출 현미경(PEM: Photon Emission Microscope)을 이용해 특정 디버그 활성화 비트(DEBUGEN 비트)의 변화에 따른 발광 위치를 정밀하게 찾아내는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수 마이크로미터(μm) 간격으로 떨어진 두 지점에 레이저를 반복적으로 조사하여 Secure 디버그 기능을 활성화했습니다. 특히, 펌웨어 실행 전에 칩을 대기시키는 '복구 리셋(rescue reset)' 기능을 활용해 OTP(One-Time Programmable) 런타임 잠금이 적용되지 않도록 우회한 것이 핵심입니다. 이를 통해 펌웨어 기반의 감시나 접근 제한도 무력화되었으며, DEBUGEN_LOCK과 같은 소프트웨어 쓰기 방지 기능 역시 레이저로 인한 비트 변경을 막지 못했습니다. 이 공격은 파괴적인 물리적 접근, 하드웨어 보안 전문성, 그리고 약 25만 달러(약 3억 4천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실험 장비가 필요합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RP2350과 같은 임베디드 시스템의 하드웨어 보안 설계에 대한 심도 깊은 재검토가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특히, OTP 설정부터 제어 레지스터, 리셋 동작에 이르는 전체 보안 강제 경로(security enforcement path)를 면밀히 분석하고 잠재적 취약점을 보완해야 할 것입니다. 비록 일반적인 해킹 시나리오와는 거리가 멀고 고가의 장비와 전문 지식이 필요하지만, 이러한 물리적 공격 가능성은 중요한 데이터를 다루는 IoT 기기나 산업 제어 시스템 등에서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보안이 유기적으로 연동되어야 하며,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고려한 다층적인 보안 설계가 필수적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