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와 프랑스 엠리옹 비즈니스 스쿨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벤처캐피탈(VC)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사기를 저지르는 방식과 그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혀졌습니다. 2000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DOJ)가 기소한 기술 창업자 및 기업의 증권 사기 사례를 분석한 결과, VC 자금을 받은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사기 혐의에 직면할 가능성이 더 높았습니다. 이는 과열된 시장에서 투자자 실사(due diligence)가 약화될 때 사기 발생률이 19% 증가한다는 토론토 대학의 별도 연구와도 일치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창업자들은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성과와 실제 성과 사이의 격차에 직면했을 때 '가장(façading)'이라는 세 단계의 기만 행위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표면적 가장(surface façading)'은 회사의 성공에 대해 거짓말하는 초기 단계이며, 두 번째 '강화된 가장(reinforced façading)'은 가짜 고객 계약서나 송장 등 허위 증거를 만들어 거짓말을 뒷받침하는 단계입니다. 마지막 '심층적 가장(deep façading)'은 기술 능력까지 과장하며 가짜 데모를 만드는 등 완전히 허위의 현실을 구축하는 수준에 이릅니다. 테라폼 랩스(Terraform Labs)의 권도형(Do Kwon)과 같은 유명 사기 사건들이 이러한 맥락에서 발생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연구진은 투자자들이 항상 무고한 피해자만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과도한 성장 기대치를 설정하여 창업자를 사기로 내모는 것 외에도, 일부 투자자들은 과거 사기 혐의가 있는 창업자에게 계속 투자함으로써 무의식적으로 사기를 '공동 생성(co-create)'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토론토 대학 보고서는 과거의 비행이 새로운 스타트업 자금 조달을 막는다는 증거가 거의 없으며, 이는 실패를 포용하는 실리콘밸리 문화와도 일치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창업자가 이사회(board)를 통제하는 스타트업은 투자자 통제 또는 공동 통제 이사회에 비해 사기를 저지를 가능성이 두 배나 높았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성장 지상주의와 느슨한 감독이 만연해 있음을 시사합니다. 연구 저자들은 SEC가 일정 투자 임계값을 넘는 스타트업에 대해 정기적인 감사 및 조사를 실시하고, 투자자들 또한 기업 지배구조 실패와 신탁 의무 위반에 대해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창업자에게만 모든 책임을 전가하기보다는, 투자자와 창업자 간의 역동성을 더 깊이 이해하고 균형 잡힌 책임감을 요구하는 것이 사기 예방에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