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을 가진 사람의 의무는 단순히 진실을 숨기지 않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지식이 필요한 사람을 적극적으로 찾아 전달하는 것까지 포함합니다. 이는 특히 보안 취약점과 같이 사회적 파급력이 큰 정보일수록 더욱 중요하며, 연구자는 논문 발표에 앞서 관련 당사자에게 비공개로 알려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러한 '조율된 취약점 공개(Coordinated Vulnerability Disclosure)'의 중요성은 인텔 하이퍼스레딩(Intel Hyper-Threading) 캐시 정보 유출 취약점 발견 사례에서 잘 드러납니다. 2004년, 한 연구자는 인텔의 동시 멀티스레딩 기능인 하이퍼스레딩이 캐시 상태를 통해 실행 스레드 간에 정보를 유출할 수 있음을 발견했고, 이를 통해 RSA 개인 키를 복원할 수 있는 개념 증명 공격까지 완성했습니다. 그는 이 발견을 즉시 공개하는 대신 약 6개월간 인텔 보안팀과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주었습니다. 당시 동료들이 논문 수정과 구직에 집중할 때, 이 연구자는 자신의 경력보다 이 책임을 우선시했으며, 이는 캐나다의 의료 시스템과 같은 안정적인 생활 여건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이러한 지식 전달의 도덕적 의무는 비단 보안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아마존 EC2(Amazon EC2)의 Path MTU Discovery 문제처럼, 효율성을 저해하는 기술적 문제에 대해서도 관련 당사자에게 먼저 알리고 해결을 유도해야 합니다. 만약 초기 대응이 미흡하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더 넓은 커뮤니티에 지식을 공유하여 궁극적으로 사회 전체에 이바지해야 합니다. 지식은 사회를 위해 전달되어야 하지만, 그 지식을 바탕으로 행동을 강요할 권한은 없으며, 상대방은 지식을 거절할 자유도 존중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연구자'는 새로운 지식을 만드는 사람이고, '학자'는 그 지식을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논문 출판만으로는 학자의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려우며, 지식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합니다. 이처럼 지식 전달의 의무는 개인의 선택이자 사회적 책임이며, 모든 사람이 같은 강도로 의무를 느끼거나 실천할 여건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진정한 학자는 지식을 공유해야 할 대상을 찾아 나서는 것을 자신의 의무로 받아들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