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산업 부활의 핵심 거점인 애리조나가 심각한 물 부족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콜로라도강에서 공급받는 물의 4분의 1 이상을 잃게 될 예정인데, 이는 가뭄에 취약한 이 지역에 큰 타격입니다. 특히 TSMC와 인텔(Intel) 같은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AI용 첨단 칩 생산을 위한 대규모 공장(fab)을 건설 중이어서, 물 집약적인 반도체 제조 공정과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애리조나는 CHIPS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에 따라 수십억 달러의 연방 자금을 지원받아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인텔은 78억 6천만 달러의 보조금으로 애리조나에 320억 달러를 투자해 두 개의 신규 공장을 짓고 있으며, TSMC는 최대 66억 달러를 지원받아 피닉스에 최소 6개의 신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계획입니다. 반도체 공장은 하루에 수백만 갤런의 초순수(ultra-pure water)를 사용하며, 이를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양의 일반 물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TSMC의 첫 애리조나 공장은 하루 약 475만 갤런의 물을 사용하는데, 이는 피닉스 주택 1만 4천 가구의 물 사용량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TSMC는 물 재활용률을 65%에서 90%까지 높일 계획이지만, 공장 증설에 따라 전체 물 사용량은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이러한 물 부족 사태는 애리조나의 경제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애리조나 물 사용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농업과, 빠르게 성장하는 반도체 산업 간의 물 배분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콜로라도강 유역은 25년 이상 전례 없는 가뭄을 겪고 있으며, 기후 변화로 인해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애리조나 주립대학교(Arizona State University) 카일 물 정책 센터(Kyl Center for Water Policy)의 캐서린 소렌슨(Kathryn Sorensen) 연구 책임자는 "우리의 경제가 변하고 있으며, 이는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물 부족 문제에 직면하면 어떤 용도의 물이 지역사회에 가장 큰 가치를 가져다주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결국 물이라는 제한된 자원을 놓고 농업과 첨단 산업 중 무엇에 더 가치를 둘 것인가에 대한 어려운 선택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