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식당 메뉴 이미지가 소비자들에게 묘한 불쾌감을 주고 있습니다. 완벽하게 대칭적이고 지나치게 매끄러운 음식 사진들은 시각적으로 어딘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주며, 심지어 식욕을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이는 AI 기술이 식당 메뉴 제작에 활용되면서 나타나는 새로운 현상으로, 많은 소비자들이 그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기 어려워하면서도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AI 모델의 학습 방식에 있습니다. 대규모 언어모델(LLM)이나 확산 모델(diffusion model)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여 패턴을 인식하고 이미지를 생성하는데, 이 과정에서 특정 미학에 갇히는 '수렴(convergence)' 현상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AI가 패스트푸드점 메뉴를 만들 때 웬디스, 버거킹, 맥도날드 등 기존 체인점 메뉴의 유사한 스타일을 참조하게 되고, 이는 AI 생성물의 동질성을 더욱 강화합니다. 리얼리티 디펜더(Reality Defender)의 CTO 알렉스 리슬(Alex Lisle)은 “마치 외계인이 피자의 핵심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채 피자를 만들려는 것과 같다”고 설명하며, AI가 학습한 데이터의 편향성이 결과물에 반영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AI가 자체 생성한 콘텐츠를 다시 학습 데이터로 사용하는 '모델 붕괴(model collapse)'까지는 아니더라도, 품질 저하를 유발하는 수렴 현상이 이미지의 부자연스러움을 심화시킵니다.
더 큰 문제는 AI 생성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수정할 때 발생합니다. 챗GPT(ChatGPT)로 메뉴를 만들고 100번 편집하자 음식 이미지가 점점 더 둥글고 매끄러워지며 본래의 모습에서 멀어지는 실험 결과도 있습니다. 이는 가격이나 품목명 같은 작은 디테일을 수정할 때마다 AI가 이미지를 미세하게 변형시키면서, 결국 비현실적이고 기괴한 형태로 변질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엘론 대학교(Elon University)의 디지털 미래 상상 센터(Imagining the Digital Future Center) 소장 리 레이니(Lee Rainie)는 AI가 이미지와 언어 모두에서 “모서리를 깎아내어” 동질화를 유도한다고 설명하며, 이러한 과정이 사람들에게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효과를 유발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독일 뒤스부르크-에센 대학교(University of Duisburg-Essen) 연구진은 거의 현실과 같지만 미묘하게 다른 AI 생성 음식 이미지가 명백히 가짜인 이미지보다 더 큰 혐오감과 불안감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소비자들이 AI 생성 콘텐츠에 대해 본능적인 거부감을 느끼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합니다. 결국, AI가 만들어낸 너무나 완벽하고 동질적인 이미지는 오히려 인간의 미적 감각과 식욕을 저해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