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우리 삶과 업무에 깊숙이 침투하면서, AI 시대에 누가 번성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합니다. 흥미롭게도, 전문가들은 AI 시대에 사람을 가르는 기준이 단순히 지능이 아니라 '정신적 노력과의 관계', 즉 스스로 사고하고 성장하려는 의지(volition)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지능이 흔해질수록, 이 의지가 더욱 귀한 자산이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AI 도입자들은 이메일, 메신저 등 커뮤니케이션 도구 사용이 두 배 이상 늘고 업무 소프트웨어 사용량도 94% 증가했지만, 방해받지 않는 집중 업무 시간은 9% 감소했습니다. 여러 실험에서는 AI 사용 시 뇌 연결성, 인지적 노력, 내재적 동기의 감소가 관찰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ChatGPT 사용자의 뇌 연결성이 비사용자보다 최대 55% 낮게 측정되었고, 인지적 노력 지표인 감마파 활동은 약 40% 줄었습니다. 이는 AI가 작업을 쉽게 만들어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우리의 정신적 역량을 약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AI가 줄여준 시간은 휴식 대신 더 많은 업무로 채워지며, 'AI 브레인 프라이(AI brain fry)'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산만함과 피로도가 커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사람들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눕니다. 첫째, '생산적 승객(Productive Passengers)'은 인지욕구가 낮은 사람들로, AI 덕분에 생산성은 높아지지만 사고 능력을 잃기 쉽습니다. 둘째, '마지못한 최적화자(Reluctant Optimizers)'는 중간 수준의 인지욕구를 가진 사람들로, AI 의존의 위험을 알면서도 효율화의 유혹에 굴복하기 쉽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신적 마라토너(Mental Marathoners)'는 인지욕구가 높은 사람들로, AI를 자신의 역량을 확장하는 도구로 활용하며 정신적 노력을 기꺼이 선택합니다. 이들은 AI가 사고를 평준화하는 'AI 엔트로피'에 저항하며 독창적인 결과물을 추구합니다.
결국 AI 시대에는 AI를 통해 더 많이 생각하는 집단과 덜 생각하는 집단 사이에 '인지적 양극화'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높은 인지욕구 집단은 갈수록 생산적이고 만족스러워지는 반면, 나머지는 정신적 하층 계급처럼 밀려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이러한 격차는 경제적 불평등이나 정치적 양극화보다 심각해져 서로 다른 종처럼 보일 정도로 커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AI를 현명하게 활용하여 인지적 양극화의 부정적인 측면을 피할 수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AI에게 답 대신 힌트를 요청하고, AI를 열기 전에 먼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며, AI 작업과 비AI 작업을 번갈아 수행할 것을 제안합니다. 또한, 챗봇을 단순한 답 제공자가 아닌 '튜터'처럼 설계하여 구조화된 학습 여정을 안내받고, 기계적 작업과 창작 작업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AI를 '신탁'이 아닌 '뛰어난 사서'로 대하며, 특정 문제를 연구한 사상가들의 의견을 정리해 달라고 요청하는 방식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개인의 인지적 역량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필수적입니다. 나아가 학교와 조직은 지식 전달을 넘어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 그리고 어려움을 견디는 의지를 길러주는 방향으로 교육의 초점을 전환해야 합니다. AI 시대의 핵심 과제는 사람들이 인지적 복잡성을 자발적으로 찾고, 실패와 고통이 따르는 어려운 임무를 삶의 영웅 여정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입니다. AI가 우리의 의지를 약화한다면, 우리는 제도와 환경을 바꿔 의지를 강화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