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I 기술이 소프트웨어 취약점(vulnerability)을 찾아내는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수사기관의 정보 획득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예상됩니다. 과거 수사기관은 암호화된 기기나 메시지에 접근하기 위해 백도어(backdoor)를 요구하거나, 민간 해킹 도구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암흑 시대(Going Dark)'의 위기를 모면해왔습니다. 그러나 AI가 소프트웨어의 보안 수준을 극적으로 끌어올리면서, 이러한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유선 도청이 주를 이루던 시절과 달리, 스마트폰과 종단 간 암호화(end-to-end encryption) 메시징 앱의 등장은 수사기관에 큰 도전이었습니다. 2010년 애플(Apple)이 아이폰 저장 공간을 암호화하고, 2011년 아이폰 메시지에 종단 간 암호화를 적용하면서 수사기관의 정보 접근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왓츠앱(WhatsApp) 같은 앱이 기본적으로 종단 간 암호화를 제공하며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화되었고, FBI는 2014년 '암흑 시대'를 선언하며 백도어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 애플 대 FBI 사건에서 외부 업체가 아이폰을 해킹할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 수사기관은 민간 해킹 도구를 통해 암호화된 기기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그레이키(GrayKey)나 NSO 그룹의 페가수스(Pegasus) 같은 도구들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러나 올해 4월 앤트로픽(Anthropic)이 소프트웨어 취약점 탐지에 탁월한 AI 모델 '미토스(Mythos)'를 발표하고, 오픈AI(OpenAI) 등 다른 기업들도 유사한 능력을 선보이면서 상황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 AI 모델들은 수십 년간 쌓인 소프트웨어 버그(bug)와 취약점을 빠르게 찾아내고 패치(patch)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개발 단계부터 AI 기반 취약점 스캐닝을 통합하는 CI(Continuous Integration) 도구 체인이 재구축되면서, 원격으로 악용 가능한(remotely-exploitable) 버그의 수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소프트웨어 보안을 획기적으로 강화하여 사용자 개인 정보 보호에는 매우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수사기관이 범죄 수사를 위해 기기나 통신 내용에 접근하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 것입니다. 수사기관은 다시 한번 '암흑 시대'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이는 범죄 수사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를 요구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