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제조사들이 운전자의 민감한 운전 행동 데이터를 수집해 보험사 등 제3자에게 판매하는 관행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특히 제너럴 모터스(GM)는 운전자의 과속 빈도, 야간 운전 여부 같은 정보를 수집하여 보험업계와 거래하는 데이터 중개업체에 판매해 왔습니다. 이로 인해 일부 운전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보험료가 인상되는 피해를 겪었으며,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GM에 5년간 소비자 신용정보 보고기관 및 제3자 데이터 중개업체에 고객 데이터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재를 가했습니다.
GM의 경우, 고객들이 온스타(OnStar) 커넥티드 서비스에 가입하면서 '스마트 드라이버(Smart Driver)' 기능이 자동으로 활성화되어 운전 데이터가 수집되었습니다. 이 데이터는 렉시스넥시스(LexisNexis)와 베리스크(Verisk) 같은 데이터 중개업체에 공유되어 보험사의 위험 프로필 작성에 활용되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데이터 수집 및 공유 사실을 많은 운전자가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모질라 재단(Mozilla Foundation)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의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수준은 전반적으로 매우 낮으며, 차량, 커넥티드 서비스, 스마트폰 앱, 금융 서비스 등 여러 채널에 분산된 개인정보 정책 때문에 소비자가 데이터 수집 범위를 이해하고 통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FTC와의 합의에 따라 GM은 운전자가 위치 추적을 쉽게 끄고, 수집된 데이터를 열람 및 삭제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히 GM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만연한 관행입니다. 컨슈머 리포트(Consumer Reports)의 2025년 조사에서도 미국에서 차량을 판매하는 거의 모든 제조사가 운전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마트폰과 달리 자동차의 개인정보 통제는 훨씬 복잡하고 직관적이지 않아 소비자의 통제권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현재 발의된 'DRIVER Act' 같은 법안은 차주의 데이터 통제권을 일부 강화하지만, 제조사의 데이터 수집 및 판매 자체를 허용하고 있어 개인정보 보호 옹호자들은 과도한 수집 자체를 제한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수익화라는 강력한 경제적 유인이 존재하는 한,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발적으로 데이터 수집 관행을 포기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이는 센서와 추적 기능이 없는 '단순한 차량'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수요와 충돌하며, 차량 내 광고나 이동 추적 같은 원치 않는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소비자들이 자신의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보호받기 위해서는 강력한 법적 규제와 함께, 제조사들이 투명하고 사용자 친화적인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의 자동차는 편리함을 넘어 우리의 사생활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판매하는 도구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