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스마트폰 시장이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의 예상치 못한 여파로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RAM, 스토리지) 수요가 폭증하면서, 삼성,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제조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사용되는 일반 메모리 생산이 줄고 가격이 상승하면서, 최종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인도 스마트폰 출하량은 4월부터 6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하며 6년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인도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는 2만 루피(약 32만 원) 미만 저가 스마트폰 부문에서 가격 인상 영향이 가장 컸으며, 1만 5천 루피(약 24만 원) 미만 시장은 무려 45%나 급감했습니다. 이는 중국 시장의 2% 하락과 비교해 훨씬 심각한 수준으로, 가격에 민감한 인도 소비자들이 업그레이드를 미루거나 중고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중국 브랜드 원플러스(OnePlus)는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의 신제품 출시를 중단하고 인도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수익성 악화로 인해 저가 중심 브랜드들이 시장 철수를 고려하게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반면, 애플(Apple)과 삼성(Samsung)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는 가격 인상에 덜 민감한 소비자층 덕분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고 있으며, 삼성은 2분기 인도 시장에서 유일하게 2%의 출하량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메모리 부족 현상과 스마트폰 가격 상승이 최소 2027년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인도 소비자들에게는 약세인 루피화로 인해 수입품 가격이 더욱 비싸지는 이중고가 겹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스마트폰 시장이 과거의 ‘물량 중심 성장’에서 ‘가치 중심 성장’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고가 부품 비용으로 인해 저가 스마트폰의 경제성이 점차 떨어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