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투자(VC)는 오랫동안 '과학 50%, 예술 50%'로 불리며 창업자의 카리스마와 직관에 크게 의존해왔습니다. 하지만 스포티파이(Spotify)의 전 분석 총괄이자 현재 AI 투자 플랫폼 길리온(Gilion)의 공동 창업자인 헨릭 랜드그렌(Henrik Landgren)은 이러한 방식이 투자 업계를 뒤처지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에 투자자들이 단순히 기존 프로세스를 빠르게 만드는 데 AI를 활용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 접근 방식 자체를 혁신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랜드그렌은 투자자들이 유망한 창업자를 만났을 때 방대한 데이터를 받지만, 이 데이터는 대부분 창업자가 선별하고 가공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는 정보 비대칭 문제를 야기하며, 투자자들이 기업의 실제 모습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그가 스포티파이에서 사용자 클릭 하나하나를 추적하며 얻은 교훈은, 기업 내부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데이터가 존재하며, 이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많은 투자팀이 AI를 도입하고 있지만, 단순히 피치덱 요약이나 보고서 작성 시간을 단축하는 데 그쳐 근본적인 효율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Garbage in, garbage out)'는 말처럼, AI의 성능은 입력되는 데이터의 질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변화는 기업의 실제 운영 데이터, 즉 결제 기록, 마케팅 성과, 회계 시스템, 이사회 보고서 등에 투자자가 직접 연결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마치 집을 살 때 집주인이 아닌 독립적인 전문가에게 조사를 맡기는 것처럼, 투자자도 포트폴리오 기업의 데이터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직접적인 데이터 접근은 투자 분석가가 초기부터 70% 수준의 정보를 확보한 상태에서 시작할 수 있게 하여, 팀 평가나 '그것(it) 요소'와 같은 인간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합니다. 이는 투자자가 위험을 더 정확하게 평가하고, 성장 잠재력이 있지만 기존 평가 방식으로는 간과되었던 기업들을 발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더 나은 데이터 인프라는 투자자들이 더 빠르고 정확하게 확신을 가질 수 있게 하여, 경쟁이 치열한 딜에서 우위를 점하게 합니다. 또한, 5년 후에는 AI 기반 하드웨어, 인프라, 딥테크 등 현재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기업들이 등장할 것이므로, 전통적인 수익 모델이나 성공 지표만으로는 이들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따라서 투자 업계는 AI가 기존 프로세스를 얼마나 빠르게 할 수 있는지 묻기보다, '더 나은 투자 프로세스'가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재고해야 합니다. 견고한 데이터 인프라 구축은 다음 세대 혁신 기업에 효과적으로 투자하기 위한 필수 전제 조건이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단지 더 빠르게 맹목적인 투기를 할 뿐이라고 랜드그렌은 강조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