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새로운 회사 'PlentyLabs UG & Co. KG'를 설립하려던 한 창업자가 5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9,600유로(약 1,400만 원) 이상을 지출하고도 아직 고객에게 인보이스를 한 장도 발행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이는 독일의 복잡하고 느린 회사 설립 절차가 신규 창업자들에게 얼마나 큰 부담이 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에스토니아나 영국처럼 간소화된 절차를 가진 국가들과 비교되며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창업자는 지난 1월 말 법무법인과의 첫 통화로 설립 절차를 시작한 이래, 6월 말까지 법무 비용, 공증 비용, 법원 수수료, 세무 법인 비용, 회계 소프트웨어 구독료 등으로 총 7,654.71유로를 지불했습니다. 여기에 사용할 수 없는 주식자본 2,000유로까지 포함하면 총 지출은 9,654.71유로에 달합니다. 특히 부가가치세(VAT) ID 발급이 지연되면서 해외 고객은 물론, 국내 고객에게도 인보이스 발행을 미룰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해외 고객의 경우 역청구(reverse charge) 처리를 위해 VAT ID가 필수적이며, 독일 내 고객에게는 지금 청구할 수 있지만 VAT ID 발급 후 재발행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청구를 보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독일의 경직된 회사 설립 절차는 창업자들이 매출 없이 초기 비용을 먼저 부담하게 만들고, 심지어는 독일을 떠나 다른 곳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독일 정부는 이러한 복잡한 절차가 신뢰를 확보하고 악의적인 행위자를 막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와이어카드(Wirecard) 사태와 같은 대규모 사기를 막지 못하면서도 선량한 창업자들에게 불필요한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입니다. 에스토니아의 e-레지던시(e-Residency) 프로그램처럼 온라인으로 빠르고 저렴하게 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 대안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여전히 높은 진입 장벽을 유지하며 혁신적인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