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의회가 논란이 많았던 '채팅 통제 1.0(Chat Control 1.0)' 조치를 2028년까지 재허용했습니다. 이 조치는 영장이나 사전 의심 없이 개인의 비암호화된 사적 통신을 대량으로 스캔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으로, 아동 성 착취물(CSAM) 탐지를 명분으로 합니다. 지난 3월 두 차례 거부된 바 있는 이 법안은 이번 표결에서 반대(314표)가 찬성(276표)보다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거부 동의안이 필요한 절대다수 361표에 미치지 못해 최종적으로 부결되지 못했습니다.
이번 재승인으로 인스타그램(Instagram), 디스코드(Discord), 스냅챗(Snapchat), 스카이프(Skype), 엑스박스(Xbox)의 다이렉트 메시지, 그리고 구글 지메일(Gmail), 애플 아이클라우드(iCloud)의 이메일 등 일부 미국 플랫폼의 비암호화된 사적 메시지 스캔이 다시 가능해졌습니다. 반면 왓츠앱(WhatsApp)과 같은 종단간 암호화(end-to-end encryption) 통신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스캔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또한, 유럽 기반의 메시징 및 이메일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이 조치를 시행한 적이 없어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표결은 여름 휴회 직전 긴급 절차로 진행되어 많은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이루어졌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시민권 활동가들은 이번 결정이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며, 무차별적인 대량 감시가 실제 아동 보호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비판합니다. EU 집행위원회(Commission) 자체도 사전 의심 없는 사적 통신 스캔이 유죄 판결 증가나 구조된 아동 증가로 이어졌다는 증거가 없다고 인정한 바 있습니다. 오히려 지난 5년간 이 시스템이 실제 조치를 지연시키고 경찰의 오경보 부담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오는 9월 재개될 영구 규정인 '채팅 통제 2.0(Chat Control 2.0)' 협상에서는 사적 채팅 스캔을 무차별적으로 둘지, 형사 용의자에게만 표적화할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이번 임시 규정 통과가 영구적인 아동 보호 규정 합의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