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보기관 DGSI(국내보안총국)가 미국 빅데이터 기업 팔란티르와의 10년 계약을 끝내고, 프랑스 스타트업 챕스비전으로 공급사를 교체합니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Sébastien Lecornu) 프랑스 국방부 장관은 이번 결정을 “진정한 자율성을 구축하고 AI 도구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파트너에 대한 의존도를 피하려는 시도”라고 밝히며, 기술 분야의 새로운 전략적 종속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챕스비전은 2019년 설립된 기업으로, 팔란티르와 유사하게 대규모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정부 및 기업에 제공합니다. 이 회사는 빠르게 성장하여 2024년에는 직원 1,000명 이상, 매출 약 2억 유로를 달성했습니다. 프랑스 외에도 독일 국내 정보기관 역시 최근 팔란티르 대신 챕스비전을 선택하며 미국 기술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DGSI는 2016년부터 팔란티르와 협력해왔으나, 민감한 데이터가 해외 기업에 의해 관리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에 DGSI는 2020년부터 자국 내 대안을 모색해왔으며, 챕스비전이 2024년 이미 계약의 일부를 확보한 바 있습니다.
이번 발표는 미국 AI 연구소 앤트로픽(Anthropic)이 미국 정부의 명령에 따라 일부 고성능 모델의 외국인 접근을 갑작스럽게 차단한 지 며칠 만에 나왔습니다. 이러한 제한 조치는 유럽 내에서 클라우드 및 AI와 같은 핵심 기술에 대한 접근이 언제든 차단될 수 있는 '디지털 킬 스위치(digital kill switch)' 위험에 대한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켰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이러한 배경 속에서 AI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고 공공 부문에 AI 조수를 도입하는 등, 프랑스 2030 계획의 일환으로 6억 5,500만 유로를 컴퓨팅 인프라, 스타트업 및 연구 지원에 할당하여 기술 주권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공급사를 바꾸는 것을 넘어, 국가 안보와 경제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유럽 전반의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