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IDIA)가 오픈소스 인공지능(AI) 플랫폼 허깅페이스(Hugging Face)를 129억 달러(약 18조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는 허깅페이스의 2023년 기업가치 45억 달러의 약 3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엔비디아가 AI 하드웨어 시장을 넘어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핵심 거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현재 양측 모두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아 '인수 합의설' 단계입니다.
허깅페이스는 2016년 설립된 뉴욕 기반 기업으로, 개발자들이 AI 모델, 데이터셋, 평가 자료 등을 공유하고 배포하는 저장소 역할을 합니다. 마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코드를 공유하는 깃허브(GitHub)처럼, 메타(Meta)의 라마(Llama) 계열과 같은 오픈모델들이 모이는 대표적인 허브입니다. 또한, 개발자들이 허깅페이스 인프라에서 모델을 직접 실행해 볼 수 있는 유료 컴퓨팅 서비스도 제공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이미 지난해 말 허깅페이스에 70억 달러 가치로 5억 달러 투자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한 바 있어, 이번 인수설이 사실이라면 1년도 안 되어 지분 투자에서 회사 전체 인수로 전략을 바꾼 셈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활발한 오픈모델 생태계'를 성장의 주요인으로 꼽으며, 폐쇄형 모델과 개방형 모델 모두 필요하며 대부분의 오픈모델이 엔비디아에서 구동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폐쇄형 AI 모델 기업들이 자체 칩을 설계하더라도, 개방형 모델 생태계가 확장되면 범용 GPU 수요가 꾸준히 유지될 것이라는 엔비디아의 판단을 보여줍니다. 허깅페이스 인수는 엔비디아가 GPU 판매를 넘어, AI 모델의 유통과 실행 환경을 직접 제어하여 개발자들에게 컴퓨팅 자원을 직접 판매하는 새로운 경로를 확보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이 거래가 성사될 경우, 허깅페이스의 '중립성' 유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허깅페이스는 엔비디아 GPU뿐만 아니라 AMD, 인텔 등 다양한 하드웨어 실행 환경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AI 가속기 시장을 압도하는 엔비디아가 플랫폼 소유주가 되면, 경쟁사 칩 지원 수준이 달라지거나 엔비디아 소프트웨어와 허깅페이스의 기업용 서비스가 묶이는 등 생태계 전반에 변화가 예상됩니다. 이는 AI 개발자들의 선택권과 오픈소스 생태계의 방향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