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 스타트업(The Lean Startup)의 저자로 잘 알려진 에릭 리스(Eric Ries)가 신작 '인커럽터블(Incorruptible)'을 통해 기업의 변질이라는 근원적인 문제에 천착합니다. 그는 지난 15년간 수많은 조직을 경험하며 좋은 기업들이 어느 날 갑자기 악해지는 것이 아니라, '금융 중력(financial gravity)'이라는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서서히 창립 미션에서 멀어진다고 지적합니다. 이 중력은 부패(corruption)를 일으키는 근본적인 원인이며, 리스는 기업이 이 중력에 저항하고 수십 년, 심지어 수 세기 동안 번창할 수 있는 구조를 탐구합니다.
리스는 코스트코(Costco)의 핫도그 가격 유지 일화를 예로 들며, 이를 단순히 리더십의 문제가 아닌 '거버넌스 요새(governance fortress)'와 같은 독특한 구조 덕분이라고 설명합니다. 월스트리트(Wall Street)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코스트코가 그 정신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거대한 규모나 특정 리더의 의지가 아닌, 미션을 보호하는 견고한 구조 덕분이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처럼 재단이 영리 자회사를 지배하는 2주체 구조가 청지기(stewardship) 지향과 성과 지향을 결합하여 기업이 표준 영리기업 대비 50년까지 생존할 확률을 5~6배 높인다는 데이터를 제시합니다. 이는 기업의 미션이 단순히 선언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과 100% 정렬된 '미션 추진력(mission drive)'으로 작동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통찰은 기업이 미션을 잃는 근본 원인이 '주주 우선주의(shareholder primacy)'에 있다고 비판합니다. 주주 가치 극대화가 장기 생존을 희생해서라도 추구되는 현재의 관행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며, 오히려 가치를 파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리스는 AI 시대에도 린 스타트업의 원칙은 유효하지만, AI가 가치를 증폭시키는 도구이므로 좋은 기업은 더 좋게, 나쁜 기업은 더 나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결국, 기업의 장기적인 성공과 사회적 기여는 단기적인 이익 추구가 아닌, 미션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하게 하는 구조적 설계에 달려 있다는 것이 그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이는 기업가와 투자자 모두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엑시트(exit)'를 넘어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 모델에 대한 고민을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