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투자 업계에서는 오랫동안 '창업팀(jockey)'과 '시장(horse)'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 성공 요인인지에 대한 논쟁이 있었습니다. 전설적인 벤처 투자가 아서 록(Arthur Rock)은 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평범한 사람보다 평범한 아이디어를 가진 좋은 사람에게 투자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돈 발렌타인(Don Valentine)은 시장의 잠재력을 우선시하며 "시장이 크고 빠르게 성장한다면, 형편없는 경영진도 망치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연구는 이 두 가지 외에 '세 번째 요소'가 성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제안합니다.
아마데우스 캐피탈(Amadeus Capital)의 공동 창업자 허먼 하우저(Hermann Hauser)는 이 세 번째 요소를 '타이밍(timing)'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기술이 준비되어 있고 시장이 준비되어 있을 때 투자해야 한다"며, 너무 일찍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합니다. 하우저의 주장은 2020년 런던 비즈니스 스쿨(London Business School)의 한 연구 결과와도 일맥상통합니다. 이 연구는 2000년부터 2015년까지 470개 유럽 벤처캐피탈(VC) 투자 스타트업을 분석한 결과, 가장 성공적인 스타트업들은 기술과 시장이 동시에 성숙했을 때 등장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즉, 혁신적인 기술이 있더라도 시장이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관점은 스타트업 생태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집니다. 투자자들은 단순히 뛰어난 창업팀이나 거대한 시장 잠재력만을 볼 것이 아니라, 기술 수용 주기(technology adoption cycle)와 거시 경제적 흐름, 사회문화적 변화 등 시장이 특정 기술이나 서비스에 준비되었는지 판단하는 안목을 길러야 합니다. 창업자들 또한 자신의 아이디어가 아무리 훌륭해도 시장의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지하고, 시장의 흐름을 읽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결국, '기수'와 '말'만큼이나 '경주가 시작될 적절한 순간'을 아는 것이 스타트업 성공의 핵심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