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 모터스(GM)의 쉐보레 실버라도 EV(Chevrolet Silverado EV)가 뛰어난 상품성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400마일(약 640km)이 넘는 주행 거리, 넉넉한 적재 공간, 편안한 승차감, 그리고 핸즈프리 주행 보조 시스템인 슈퍼 크루즈(Super Cruise)까지 갖춰 '완벽한 미국형 전기 트럭'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지난해 미국과 캐나다에서 약 1만 4천 대 판매에 그쳤습니다. 이는 내연기관 실버라도가 한 분기에 10배 이상 팔리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저조한 수치입니다.
실버라도 EV는 마치 세단처럼 부드러운 주행감을 자랑하며, 넓은 뒷좌석과 조용한 실내 공간을 제공합니다. 전면 트렁크(frunk)는 여러 개의 여행 가방을 삼킬 만큼 거대하며, 구글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빠르고 직관적입니다. 특히, 후륜 조향(rear-wheel steering) 덕분에 덩치에 비해 주차장에서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가격 또한 내연기관 픽업트럭 평균 구매 가격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아 가격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또한, 대부분의 트럭 소유주가 견인을 자주 하지 않는다는 통계를 볼 때, 전기차의 짧은 견인 거리도 큰 걸림돌이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이러한 판매 부진의 원인은 전기차에 대한 잠재 구매자들의 막연한 불안감, 즉 '관성'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주행 거리, 충전 인프라, 그리고 아직 익숙하지 않은 전기차 경험에 대한 우려가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주요 요인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비단 실버라도 EV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전기 픽업트럭 시장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GM을 비롯한 자동차 제조사들은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이러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장벽을 허물고 전기차 경험의 이점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