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법원이 수사기관의 지오펜스 영장(geofence warrant) 사용에 대해 수정헌법 4조(Fourth Amendment)에 따른 사생활 보호를 적용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이는 수사기관이 범죄 현장 주변의 불특정 다수 스마트폰 사용자 위치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수집하는 관행에 제동을 건 것으로, 디지털 시대 개인 정보 보호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입니다.
이번 판결은 오켈로 채트리(Okello Chatrie) 대 미국 정부 사건(Chatrie v US)에서 6대 3으로 정부에 불리하게 나왔습니다. 엘레나 케이건(Elena Kagan) 대법관은 다수 의견에서 “개인은 휴대전화 위치 기록에 대해 합리적인 사생활 기대를 가지며, 경찰이 제3자 기술 기업으로부터 이 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헌법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공공장소에서의 위치 정보는 사생활 기대가 없으며, 구글(Google)의 위치 기록(location history) 기능은 자발적인 선택이라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관들은 구글이 위치 기록 기능을 켜도록 반복적으로 유도하며, 이 정보가 얼마나 자주, 얼마나 정확하게 기록되고 정부에 제공될 수 있는지 명확히 알리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지오펜스 영장은 수사기관이 특정 시간 동안 특정 가상 울타리(geofence) 내에 있던 모든 사람의 휴대전화 위치 데이터를 기술 기업으로부터 강제 수집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는 용의자나 증인을 찾는 데 유용하다고 여겨졌지만, 동시에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의 민감한 사생활 정보까지 함께 수집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소니아 소토마요르(Sonia Sotomayor) 대법관은 짧은 기간의 위치 추적만으로도 개인의 가족, 정치, 직업, 종교, 성적 관계 등 풍부한 세부 정보를 알 수 있다고 강조하며, 정신과 의사, 낙태 클리닉, 에이즈 치료 센터 방문 등을 예로 들어 사생활 침해의 심각성을 경고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수사기관이 지오펜스 영장을 발부받을 때, 수정헌법 4조의 ‘합리적인 수색’ 요건을 충족해야 함을 명확히 한 것으로, 향후 영장의 구체성과 개연성(probable cause)에 대한 법원의 심사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