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집단 기억이 AI에 의해 위협받고 있습니다. 구글(Google)의 AI 요약(AI Overview)이 일몰 시각 같은 기본적인 사실마저 틀리게 제시하고, 링크 부패(link rot)와 웹페이지 삭제, 그리고 AI 검색을 겨냥한 콘텐츠 조작이 만연하면서 인터넷의 정보 저장 및 검색 기반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는 사용자가 정확한 정보에 도달하기 어렵게 만들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문화 주권과 공공 지식의 보존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러 방면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디즈니(Disney)는 자회사 파이브서티에이트(FiveThirtyEight)의 아카이브 대부분을 삭제했고, 위키피디아(Wikipedia)는 AI 시스템이 콘텐츠를 직접 흡수하여 검색 결과에 제시하면서 사용자 방문과 기부가 감소하는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비영리 디지털 도서관인 인터넷 아카이브(Internet Archive)는 방대한 웹 스냅샷을 보관하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기술적 부담 외에도 저작권 소송과 사이버 공격, 그리고 AI 기업의 저작물 사용 우려로 인한 언론사들의 크롤링 차단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또한, 인스타그램 스토리(Instagram Stories)나 왓츠앱 상태(WhatsApp status)처럼 처음부터 보존되지 않는 휘발성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문화적 소통의 상당 부분이 영구적으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검색 품질 저하를 넘어섭니다. 독일 법원은 구글의 AI 오버뷰가 생성한 허위 진술에 대해 구글에 편집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며, AI 검색 사업자가 정보의 수동적 전달자가 아닌 새로운 콘텐츠 작성자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중요한 선례를 남겼습니다. 프랑스와 유럽 기관들은 콴트(Qwant), 챕(Tchap) 같은 자국 서비스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채택하며 공공 디지털 인프라를 기술 주권의 전략 자산으로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공공 지식이 민간 플랫폼이나 자원봉사만으로는 보존될 수 없으며, 국가가 디지털 주권의 핵심 인프라로서 정보 기반을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결국, 미래의 인터넷은 기계가 무작위로 기억하고 중개자가 수익화하는 합성적인 공간이 될 수도 있지만, 다른 선택지는 공동의 자산으로서 역사적 기억을 보존하는 견고한 공공 인터넷을 구축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