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항공우주 대기업 에어버스(Airbus)가 약 900개의 핵심 애플리케이션을 아마존 웹 서비스(AWS)에서 프랑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스케일웨이(Scaleway)로 이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 70개 애플리케이션이 우선적으로 온보딩되며, 이는 에어버스가 중요한 시스템과 데이터를 유럽의 통제하에 두려는 디지털 주권(digital sovereignty) 전략의 일환입니다. 미국 플랫폼들이 유럽 기업의 민감한 데이터를 보호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핵심 자산을 본국으로 회귀시키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이전 대상에는 전사적 자원 관리(ERP), 고객 관계 관리(CRM), 제조 시스템 등 핵심적인 애플리케이션이 포함됩니다. 이는 디지털 주권이 단순한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실제 상업적 동인임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다만, 전 세계 18,000개에 달하는 공급업체와의 데이터 교환이 필수적인 공급망 관리 시스템은 이번 이전 목록에서 제외되었습니다. 대부분의 공급업체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 공급망 전체를 유럽 내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것은 훨씬 복잡하고 단기적인 해결책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인공지능(AI) 분야 역시 미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상황에서 에어버스는 핵심 시스템에 AI 도입을 꺼리거나 자체적으로 구축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에어버스의 이번 결정은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디지털 주권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유럽 내에서 자체적인 기술 스택을 구축하려는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합니다. 생산성 소프트웨어와 같은 분야에서도 유럽 기업들이 협력하여 오픈 소스 기반의 대안을 모색한다면, 미국 기술 의존도를 줄이고 진정한 디지털 주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비단 유럽뿐 아니라 자국 정부에 대한 불신이나 박해를 우려하는 다른 국가의 기업들에게도 유럽의 디지털 주권 모델이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